<앵커>
금융감독원이 지난 1년 간 특별감리를 진행해온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사실상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연구개발비 회계 감리와 남북정상회담 등의 이슈로 자금이 빠져나간 제약·바이오업계에 대장주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투자 심리 회복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의 핵심은 자회사 기업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려 4년 연속 적자 기업을 1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회사로 둔갑시켰다는 데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라 상장폐지까지 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바이오주 전반에 미칠 후폭풍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증시를 이끌던 바이오주는 4.27 정상회담을 전후로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로의 자금 쏠림이 나타나면서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여기에 금감원이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특별감리에 착수한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징계 결과에 따라 감리의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바이오 업종 특성상) 매출 없이 연구개발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거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 밸류에이션을 평가하는 방법 자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다. 여기에 회계적으로 어떻게 밸류에이션을 매겨서 어떤 가치를 통해 회사를 상장시키는 지에 대한 여부까지 논란이 된 것이다. 이 부분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바이오주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이슈가 되지 않을까..."
증권가에서는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이슈가 바이오주를 넘어 성장주 전체로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장주의 경우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 대신 미래 성장성을 지표로 삼는데, 미래 가치라는 기준 자체에 의구심을 들게 하는 사건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감사보고서 상 적정으로 평가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이런 이슈가 다시 한 번 제기됐다는 측면에서 회계적인 수치에 대한 부분이 깐깐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을 매길 때 PER, PBR보다 PDR(Price dream ratio)이 높게 평가돼 왔는데 이러한 미래 가치로 평가받던 바이오주를 위시한 성장주의 인식을 바꿀 만한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임상 실패나 신약 불허 등 바이오 업종 자체의 펀더멘털을 훼손하는 사안과는 구별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근의 급락 장세가 유동성에 기반해 주가가 무분별하게 올랐던 추세가 조정되는 과정인 만큼 오히려 바이오주에 대한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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