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본시장에서 기업들이 투자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정보가 바로 공시입니다.
그런데 이런 공시를 여전히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따로 발표해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데요. 통합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30대 회사원 황 모씨, 10년 넘게 주식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뉴스와 함께 투자 정보를 얻는 창구가 바로 공시인데, 이런 공시를 확인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토로합니다.
<전화인터뷰> 황 모씨(36세, 직장인)
"금감원 따로, 거래소 따로 공시가 되고 공시 내용도 다르니까 일반투자자들은 공시 내용을 명확히 알기가 쉽지 않다. 공시 내용을 보고 기업 내용을 확인하는데 불편함이 많다."
현재 일반 투자자가 확인해야 하는 공시는 금융감독원의 '다트'와 한국거래소의 '카인드' 두 곳.
다트의 경우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 지분공시 등 법정공시를 담당하고, 카인드는 조회공시 등 수시공시를 담당합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다트와 카인드에서 중복해 나왔던 기업 공시를 통폐합시켜 기업들의 공시 부담을 줄였지만, 정작 일반 투자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지금까지도 없습니다.
금감원은 기업의 관리·감독에, 한국거래소는 시장질서 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별도의 공시사이트를 운영해야 한다는 게 두 기관의 주장입니다.
문제는 두 기관이 따로 공시 시스템을 가져가면서 투자자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각 사이트마다 기업 공시 내용이 달라 투자자 입장에선 두 곳의 사이트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실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과 같은 추가상장,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투자주의의 경우 다트에는 공시되지 않고, 카인드에만 공시가 됩니다.
반면, 증권신고서 합병이나 전환사채발행결정과 같은 주요사항보고서의 경우 카인드에는 공시되지 않고, 다트에만 공시가 됩니다.
여기에 게시되는 기업 관련 공시에도 시간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제 오늘(3일) 다트와 카인드를 통해 발표된 몇몇 공시들은 1분 가량 시간 차이를 보였습니다.
결국, 두 곳에서의 공시가 오히려 투자자의 혼란과 피해를 불러오는 만큼, 통합된 공시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전화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투자자들이 어떤 정보가 어떤 사이트에서 제공되는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굉장히 번거로운 작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공시 정보를 통합적인 포탈서비스에 의해서 제공하는 것은 투자자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자본시장을 움직이게 하는 원천인 기업 공시.
애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의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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