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이창민 KB투자증권 연구원
Q.> 얼마 전 베트남 탐방을 다녀오셨는데요, 애널리스트가 현장에서 직접 본 베트남 시장에 대한 소감은 어떠하신가요?
이창민 :
네. 4월 초 호치민과 하노이 소재의 금융기관, 정부기관 및 상장사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앵커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국내투자자들의 베트남 선호현상은 올해 들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대요. 대표적인 간접투자자산인 펀드 순자산 기준으로 중국 다음으로 큰 단일국가 펀드가 바로 베트남이기도 합니다. 벌써 올해 들어서만 순자산이 9,500억원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출장을 통해서 국내 투자자들의 베트남 사랑이 지속되는 만큼이나 증시의 상승 지속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디까지 일지 가늠해 보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보고서의 제목처럼, 증시뿐 아니라 경제가 발전하고 변화하는 모습에서 투자기회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증시 내 시가총액 1위 섹터였던 필수소비재섹터의 부진 속에 금융섹터가 두 자리 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1억명에 육박하는 인구, 낮은 소득수준이 지금까지 자국 필수소비재섹터를 먹여 살렸다면, 경제 발전에 따른 금융 특히 은행의 역할이 증대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금융섹터가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베트남 증시가 단순하게 상승과 하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증시 체질의 변화가 국가 경제 발전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베트남 금융 관계자들의 매크로 전망도 긍정적이었습니다. 2018년 GDP 성장률은 작년 6.8%에 이은 6% 후반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었구요, 정부 목표보다 소폭 높은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기록적인 외국인직접투자 또한 베트남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이외의 국가들도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일국 또는 특정 기업에 치우친 경제 종속성의 해소를 전망합니다.
Q.> 베트남 증시는 어떠한 수준인가요? 베트남 증시 진단 부탁드립니다.
이창민 :
말씀드렸듯이 매크로 및 기업실적 데이터는 양호합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높아진 증시 밸류에이션은 최대 부담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지수인 호치민 증시 기준으로 2016년 저점인 513p 대비 2배 이상 상승했구요, 현재 Fwd PER은 17배 중후반대 수준입니다.
이러한 요인 때문에 4월 중순 들어 베트남 증시는 조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림 3) 하락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2017년 4분기부터 이어진 급등 (4Q17 +22%, 1Q18 +19%)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2) 4월 대외 정치적 불안 (시리아 사태, 미 중 무역갈등 등) 요인, 3) 추가 증시상승 재료의 부재가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무엇보다도 20배를 상회했었던 밸류에이션 부담이 투자심리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베트남은 어떤 투자 전략을 가져가야 할까요?
이창민 :
저 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갖고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 현지 미팅 일정의 많은 시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베트남 주식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를 찾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다수의 현지 관계들이 증시 내부 요인으로는 매크로 및 양호한 기업실적을 언급했었구요, 동시에 증시 외부요인으로는 현재 베트남 정부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에서 더 큰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즉, 세 가지 메가 테마 1) 국영기업 정부지분 매각 (Divestment), 2) 민영화 (Privatization or IPO), 3) 외국인 지분 한도 (FOL, Foreign Ownership Limit) 완화가 베트남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을 지속시킬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정부 입장에서도 우량기업 지분을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두 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는대요, 즉 1) 긍정적인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과 동시에, 2) 보유지분을 더욱 비싼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Q.> 2018년 베트남 시장 전망과 장기적 투자 전망 부탁드립니다,
이창민 :
4월 들어 너무 오랜만에, 그리고 급하게 이루어지는 조정에 투자심리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좋았던 수급이 꼬이다 보니 호치민 지수는 60일 이동평균선, 즉 수급선마저 이탈하면서 경기선인 120일 이평선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단기 기술적 관점에서는 마디지수라 할 수 있는 1,000pt는 지지선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1,000pt라는 지수는 작년 종가인 984pt 기준으로 올해 상승폭의 대부분을 되돌린 것과 동일합니다. 더불어 공격적인 투자자일 경우 매크로에 부정적인 신호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현재와 같이 경기선이라고 할 수 있는 120일 이동평균선인 1,030pt를 하회 시 단기 과매도 시그널로 판단한 매수 관점의 대응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사실 프론티어 시장이라는 특성 상 증시 상승 하락의 강도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시장이 베트남 같은 프론티어 시장이기 대문입니다. 따라서 변동성이 큰 시장에 투자하시는 투자자께서는 단기투자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목표수익을 설정하시고 분할 매수하는 투자전략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저 또한 연금자산은 중장기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통상 중장기 투자의 이유는 본인의 성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투자지역의 추세적으로하락하는 시기에 투자를 함에 따라서 원치 않는 장기투자의 길로 들어가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라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베트남 주식시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은 발생할 수 있겠지만 추세 하락으로의 전환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낮다고 판단합니다.
첫번째가 매크로 관점입니다. 현재 GDP, 무역수지, 산업생산, 제조업 PMI, 소매판매 등의 경기지표에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하면 경기 침체가 증시 하락을 불러올 시점은 아니라고 봅니다. 두번째는 기업 실적입니다. 증시 급락으로 PER은 18배 이하로 낮아졌지만 과거 평균 대비 여전히 높은 것도 팩트입니다. 하지만 현재 밸류에이션 부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 이익의 성장세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림 하나 보겠습니다. 2017년 호치민 증시 상장기업의 ROE는 15%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및 내년은 그보다 높은 18%, 20% 증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변동성은 크겠지만 최근의 조정은 매도가 아닌 중장기 투자를 위한 매수 기회를 포착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드립니다.
개별종목으로 접근하시는 투자자일 경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전략을 추천드립니다. 최근 대형주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상승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중소형주의 수급을 이끌어갈 수 있는 관련 상품 등 촉매제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상장 예정 종목의 규모, 주도섹터, 정책, 국내 펀드 수급동향을 고려 시 대형주의 수급요인이 탄탄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장성, 독과점 비즈니스 및 외국인 지분 규제가 적용되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형주에 집중하실 경우 주가 반등시 좋은 성과를 거두실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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