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시윤 “팬들을 보며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입력 2018-05-14 07:13  




“TV조선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게 돼 기뻐요. 나만 잘해서 된 게 아닌, 모든 제작진과 출연진의 힘이 컸어요.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한 배우인데, 탄탄한 구조물 덕분에 편하게 연기만 했어요. 선천적인 몸치로서 액션은 대역 배우와 함께 만들었고, 제 연기가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은 음악, 의상, 편집의 도움을 받았어요.”

배우 윤시윤이 ‘대군’을 통해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

TV조선 특별기획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극본 조현경/연출 김정민, 이하 대군)는 왕가의 이강, 이휘 형제가 성자현과 함께 그린 욕망과 순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윤시윤은 끝까지 바른 가치를 지킨 은성대군 이휘 역으로 분했고, 주상욱은 욕망으로 폭주를 일으킨 진양대군 이강 역을 연기했으며, 진세연은 삶과 사랑에 적극적인 성자현 역을 소화했다.

“시청자들의 조선시대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과정이 계속 대사로 설명됐어요. 드라마의 특성 상 스토리만큼이나 친절함이 중요하죠. 물론 대사량도 많았지만, 다 논리 정연한 내용들이라 외우기 편했어요.”

윤시윤이 연기한 이휘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였다. 무술과 지략, 리더십, 그리고 연인 성자현을 향한 순애보까지. 이휘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남자였다.

“멋진 남자 이휘를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휘와 강의 차이점은 리더십이에요. 두 사람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요. 휘의 가치관을 초반에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확장하려고 했어요. 작은 신이라도 신경 쓰며 찍었어요.”

윤시윤은 드라마 첫 방송부터 전장에서 처절하게 지낸 힘겨움, 3년 만에 대비(양미경)을 만난 기쁨, 주상(송재희)이 승하한 슬픔, 사무치게 그리웠던 연인 자현을 만난 애절함까지 단 1회 만에 희로애락을 표현해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어 매회 다채로운 눈빛연기부터 호소력 짙은 눈물 연기까지 안정되고 탄탄한 연기력과 영하의 날씨 속 강물에 입수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브라운관을 꽉 채우며 남자 주인공으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실히 입증해냈다.

“감정의 완급 조절을 하며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매 장면 최선을 다해 찍었어요. 제 연기가 가진 단점은 ‘감정 과잉’이라는 거예요. 완급조절이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반대로 나이 많은 시청자들이 제 감정 연기가 좋다고 하는 걸 보면서, 완급조절을 고민하기 보다는 아직은 그 감정을 진실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그는 드라마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함께 연기한 주상욱, 진세연 때문이라고 주저 없이 밝혔다. 두 사람과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배우로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도 돌아보는 계기였다고.

“제가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주상욱, 진세연이란 배우에 대한 앙상블이 가장 큰 메리트였어요. 평소 주상욱 선배의 연기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한방 있으면서도 깔끔한 연기 스타일이라 굉장히 세련됐죠. 젊은 시청자들을 움직이는 포인트를 아는 배우예요. 감정의 완급조절도 잘 하고요. 전 그게 부족해서 그런 면이 굉장히 부럽더라고요. 촬영 끝나고 함께 연기해서 영광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진)세연이는 워낙 착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보조 출연자들까지 하나하나 다 챙기면서 인간적으로 대하더라고요. 다들 예뻐하고 좋아할 수밖에 없게요. 또 어떤 상황이 와도 자신이 해야 하는 일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것 같아요. 촬영 끝나고도 ‘같이 연기하길 잘했다.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세연이 진짜 수영을 못해요. 한 번은 5m 깊이 물에 빠지는 장면을 찍었는데, 해맑게 웃고만 있더라고요. 무서웠을 텐데 제가 걱정돼서 ‘긴장하고 연기하라’고 일러줄 정도로 티를 안 냈어요. 끝까지 웃으면서 그 연기를 마치는 걸 보고 ‘착한 게 천성이구나’ 싶었죠.”

‘대군’은 TV조선이 3년 만에 선보이는 드라마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런 관심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지난 3월 첫 방송된 ‘대군’은 2회 만에 TV조선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이야기가 절정에 다다른 16회는 동시간대 비(非)지상파 채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진짜 결과는 모르는 거란 생각이 들어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에요. 같은 목적을 향해 달려왔기 때문에 누구의 힘이었는지, 누가 잘해서인지 모를 만큼 여러 사람이 앙상블을 이뤄 해낸 거죠. 항상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스스로 다짐해요. 결과가 안 나오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야 하고, 결과가 잘 나오면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청률 5% 넘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2009년 MBC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한 윤시윤은 ‘제빵왕 김탁구’(2010), ‘나도, 꽃!’(2011), ‘이웃집 꽃미남’(2013), ‘총리와 나’(2013), ‘마녀보감’(2016), ‘최고의 한방’(2017) 등에 출연했다. 여전히 ‘김탁구’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

“‘지붕뚫고 하이킥’이 시작점을 줬고, ‘제빵왕 김탁구’가 배우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줬어요. 나라는 배우의 색을 정의 내려 줬죠. 나에게는 전환점이 됐어요. 오히려 중국 드라마를 한 적 있는데, 다 더빙이라 대사가 발성이 안 좋아도 오케이가 나요. 그러다 보니 그 전까지는 대사 하나하나 신경 써서 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런 것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돌아와서는 편해졌어요. 쥐고 있는 게 연기에 독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중국에서 했던 게 전환점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윤시윤은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2016년부터 고정 멤버로 합류해 해맑은 막내 ‘윤동구’ 캐릭터로 매주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은 ‘대군’과 촬영을 병행했다.

“둘 다 귀중한 일이에요. 100% 힘을 발휘하지 않으면 나쁜 행동이죠. 드라마와 ‘1박2일’ 병행할 수 있는 열정과 체력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어요. 어느 순간 제가 몸을 사리거나 진정성 있게 임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하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다면 계속 하고 싶어요.”

‘윤동구’는 윤시윤의 개명 전 이름이다. ‘1박2일’에선 윤동구로 불린다. 배우 윤시윤과 예능인 윤동구로 자연스럽게 정체성이 분리됐다. 윤시윤은 둘 다 자신의 모습이라고 긍정했다.

“웃음과 즐거움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준호 형이나 (정)준영이처럼 선천적으로 타고난 예능감이 있는 사람이 부럽기는 해요. 하지만 저를 그 사람들에게 밀리지 말라고 캐스팅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의무감과 책임감을 가진 윤시윤도 저이지만, 잘 삐지고 소심하고 쉬는 날에 만화영화를 보는 평범한 사람 윤동구도 역시 저죠.”

배우로서의 소신만큼 인간 윤시윤을 찾는 일에도 집중했다. 올해 계획은 좋은 배우로서 사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집중을 하는 것. 그것이 자신을 사랑해 주는 팬들을 향한 보답인 것을 알고 있다.

“나만의 것들을 충실하게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취미에 집중하기도 하고, 영어 공부를 해 NBA에 농구를 보러 가보고도 싶어요. 팬들이 저를 왜, 어떤 모습을 좋아해 줬는지를 잊지 않고 유지하거나 발전시켜야 하는 것 같아요. 팬들은 별로 자랑할 게 없는데도 저를 항상 좋게 봐주시거든요. 본질적인 사랑이 뭔지 그분들을 통해 배워가는 것 같아요. 진짜 이상한데도 멋있다고 이야기해주는, 지극히 편파적인 우리 팬들을 보면서 성장해 나가고 있어요. 그분들을 보면서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윤시윤은 그간 다수의 작품을 통해 쌓아온 탄탄한 연기내공과 더욱 깊어진 연기력으로, 세상 어디에도 없을 완벽한 이휘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윤시윤의 다음 행보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이번 작품을 통해 어느새 차기작을 기다리게,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로 성장한 윤시윤의 다음 행보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가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처지는 사실 아니에요. 바람이 있다면 퐁당퐁당했으면 좋겠어요. 가벼운 거 하면 감성적인 거 하고,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걸 했으면 어른 세대가 좋아하시는 걸 해보고 싶고 그래요. ‘대군’은 감정신이 많아서 다음 작품은 좀 더 밝고 에너제틱한 걸 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어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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