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시대가 시작됐습니다.
자동차와 철강, 조선, 기계산업에 속해 있는 대기업은 그동안 상당한 준비를 해서 걱정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중소·중견 협력사들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들 대기업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오랜 관행인 야근과 특근, 잔업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근로시간 단축이 막을 올렸습니다.
이미 수 년 전부터 선택근로, 유연근무 등을 미리 도입하며 예열을 마친 대기업내 생산·조립·건조 라인은 중견·중소기업들과는 달리 큰 동요 없이 차분한 모습입니다.
‘저녁 있는 삶’, ‘워라벨’을 위한 첫 발은 내디뎠지만 문제는 기대만큼 간단치 않습니다.
재계에서는 애플이 스마트폰 분야에서 치고 나가던 시기에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됐다면 협력사 등 모든 가용자원을 투입할 수 없었던 삼성이 과연 애플을 따라 잡을 수 있었겠냐며 반문합니다.
<인터뷰> 재계 고위 관계자
“그때 근로시간 단축을 지금처럼 엄격히 적용했다면 국가 경쟁력,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이 애플 따라잡기가 쉬웠겠나”
협력·하도급업체가 법정 근로시간을 맞추려면 추가 고용, 비용 상승, 원가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데, 원활한 부품 수급, 납기내 공급이 쉽지 않아 대기업에 부메랑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협력사의 비용 상승에 따라 완성품을 만드는 대기업들도 전체 원가구조 악화가 불가피해져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로 이어집니다.
플랜트·조선,건설 등 수주사업은 공사·건조·인도기간이 생명과 같은 데, 협력사·하도급 업체의 어려움은 대형제조사들에게 전이될 수 있고 이는 곧 시장을 내줘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터뷰> 대기업 협력업체 임원
“외국기업들 우리가 공급 못하는 물량 성수기때 그런 문제 발생..3국 거래선으로 발길 돌려”
제조업 특성상 성수기, 납품·인도시기에 따른 법정근로시간 준수가 쉽지않은 상황에서 근무환경, 임금에 따른 노사갈등과 파업, 형사고발의 시범케이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합니다.
<인터뷰> 대기업 협력업체 임원
“(소송·파업) 합의 아예 안하거나 합의 하더라도 상당한 것을 요구, 감당하기 어려울 것”
지난 2004년 주 5일제 전면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혁이 될 근로시간 단축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예견됐던 중견,중소기업의 혼란과 함께 대기업도 그 부메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이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가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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