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터키 제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리라화 급락으로 인한 신흥국 시장의 불안감도 팽배해졌습니다.
신흥국 환율과 증시가 줄줄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구제금융 위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은 상황인데요.
앞으로 시장이 어디로 흘러갈 지 방서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터키 리라화가 장중 22%까지 급락하자 신흥국 통화는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에 신흥국 증시에서는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1% 이상 빠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터키에 사실상 금융위기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구제금융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종범 유안타증권 골드센터선물팀 부장
"통화가치가 10~20% 떨어졌다는 것은 금융위기 상황으로 봐야할 것 같다. 리라화 폭락은 유럽 은행들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로 매수가 몰렸는데 리라화 가치가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 향방의 키를 쥔 미국의 중간 선거(11월) 전까지는 신흥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좀처럼 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일방주의 노선 강화로 인한 신흥국 불안 요소가 더욱 증대되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
"신흥국 불안이라는 게 국가별로 내재된 상황은 분명히 있지만 타이밍 상 지금은 정치적인 이유때문에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 아마 미국 선거를 지나서야 다소 완화되지 않을까..."
다만 이같은 위기가 전체 신흥국으로 번질 우려는 시기상조라며 국내 증시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터키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이란 등 외환 유동성이 취약하면서도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들의 금융 불안은 피할 수 없지만, 신흥국 중에서도 대외 건전성이 가장 양호한 수준인 한국은 오히려 외국인 자금 유출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은행의 터키 대출 규모는 1,200억달러 내외로 제한적"이라며 "그리스 사태 당시의 3분의 1에 불과한 만큼 위기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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