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발 금융불안이 주변 신흥국을 넘어 유로존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전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정부는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IMF 외환위기가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촉발됐듯이, 해외 리스크가 언제라도 한국 경제에 전염될 수 있다는 위기론은 여전합니다.
먼저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터키 리라화 폭락사태가 신흥국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달러당 30페소를 기록,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장중 9.2% 급락했습니다.
또 중국 위안화는 1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역시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신흥국 금융시장의 공포가 확대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터키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나 미국과의 관계 개선 등 굵직한 변화가 없는 한 터키 외환시장 불안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인터뷰> 카스텐 브제스키 ING-Diba 수석경제연구원
"리라화의 하락은 터키 경제위기의 겨우 시작일 뿐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의 확실한 독립성을 보장하고, 터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해결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결국은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것."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터키 금융위기를 "1998년 아시아를 덮쳤던 외환위기를 재연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신흥국 금융 불안이 우리 경제에도 불똥이 튀는 건 아닌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실제 1997년 IMF 외환위기는 태국 바트화 폭락이,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촉발됐지만 결국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준 바 있습니다.
여기다 최근 한국 경제가 취약하다는 점도 우려를 키웁니다.
<인터뷰>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현재 한국 경제는 전체적인 지표가 하강하고 있고, 향후 전망도 불확실한 측면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외부 충격 요소는 위험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OECD가 발표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외환위기 시절 이후 가장 긴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통계청의 지표 역시 민간 소비와 건설·설비투자, 수출입 등 모든 분야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신흥국으로의 전이 여부 등을 유의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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