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고금리 장사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 사업을 계속 확장하는 이유는 '캐시카우(cash cow, 수익창출원)'이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증시 회복과 다음 달 모범규준 시행, 규제 완화 등으로 신용융자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증권사들의 시장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보도에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이런 신용융자 시장을 두고 증권사들의 눈치 보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가 신용융자 모범규준을 개선해 금리 산정과 관리에 투명성을 높이는 등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입장에서 깜깜이 신용 융자가 줄고 이자율 변동 공시 등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다는 점에서 증권사 간 각축전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기준을 만들어서 근거를 대야 합니다, 금리가 적절하다면 합리적인 기준, 이유를 명시해야 합니다."
또 일단 다음 달부터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 메리츠종금, KB증권 등 증권사는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늘어나는 것도 변수입니다.
일간 신용공여 규모가 지난주 최대 11조2,000억 원으로 지난 5월의 12조5,000억 원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달보단 늘어나는 등 증시 불안서 벗어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합니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를 먼저 끌어드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금리 인하 카드부터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대형 IB(투자은행)와 비교해 수익 다각화가 힘든 KTB, 하나금투, 한화 등 중소형사와 메리츠종금증권이 금리 인하 행사를 선제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나머지 대형사들은 아직 관망세지만 NH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고객등급별 금리를 1%씩 낮췄고 한국투자증권도 일부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이자율 인하를 내비쳐 곧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 입장에선 올해 2분기에 전기 대비 2배에 가까운 신용융자 이자이익을 얻은데다, 예탁증권 담보대출 이자까지 더하면 전체 수익 중 3분의 1 가량이 주식 대출서 나오고 있어 캐시카우로 놓칠 수 없는 수익 원입니다.
불안한 하반기 증시에 기존 수익 원을 지켜내는 게 중요해진 만큼, 고금리 논란과 규제 완화, 모범규준 시행 속에서 캐시카우인 '신용 융자' 를 두고 증권사 간 각축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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