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추진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개발 계획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어서 당장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7주 만에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 발표와 추진을 무기한 보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집값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뒤늦게 진화에 나선 셈인데, 시장에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집니다.
실제로 박 시장이 여의도·용산 재개발 구상을 발표한 후 이 지역 집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 용산구 재개발구역 매물은 자취를 감췄고, 호가도 한 달 새 2억원 넘게 뛴 상황.
문제는 여의도, 용산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 전역의 집값을 들썩이게 하는 도화선이 됐다는 점입니다.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자 '개발 보류'로 입장을 번복했지만,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세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면 개발 포기가 아니라 보류인 만큼, 기회를 엿보던 매수 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심교언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지금 그렇게 다 말한 상태에서 지금 보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서울은 안정될 상황이 가능성이 없어보이는데… 언젠가는 하게 되는 거니까 시장에 큰 반응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주택 시장 불안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공급 부족의 해결책으로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임대주택 비율을 10%까지 늘려 가격 안정을 꾀한다는 건데, 사람들이 원하는 '양질'의 주택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양지영 / R&C 연구소장
"공적임대주택이라든지 강북의 빈집 활용하는 것과 서울시의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은 별개일 수 있습니다. 중산층 이상 주택 수요층이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의 공급도 고민해야 합니다."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이 서울 집값을 자극하기는 했지만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만큼, 이번 발표가 집값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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