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 10명 중 8명, '지진 트라우마' 겪고 있어

입력 2018-11-13 23:44  


경북 포항시민 10명 중 8명은 작년 11월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정신적 피해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원장 송호근)은 13일 교내 박태준학술정보관에서 개최한 `포항 지진 1년: 지금도 계속되는 삶의 여진` 발표회에서 포항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를 맡은 박효민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객원연구원은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인정한 응답자가 80.8%, 또 다른 지진에 대해 공포를 느낀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85.8%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남성 74.9%가 심리적 피해가 있다고 답했고 여성 86.7%는 심리적 피해를 호소해 남성보다는 여성이 피해를 더 많이 겪었다고 답했다.
또 진앙이 있는 북구 주민의 83.6%가 심리적 피해를 호소해 남구 78.0%보다 높았다.
`한국판 사건 충격정도 수정판`을 사용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정도 조사에서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주민이 41.8%에 달했다.
또 가벼운 우울증이나 중간 정도 우울증을 보인 응답자는 16.4%로 집계됐다.
응답자 73.8%는 지진으로 포항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고 답했고 26.2%는 바뀌지 않았다고 답했다.
지진으로 포항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졌다고 답한 사람은 없었다.
응답자의 33.8%는 지진 걱정으로 다른 지역 이주를 고려한 적 있다고 답했다.
지진이 일어난 후 정부나 사회 대응을 묻는 말에는 수학능력시험 연기, 학교나 직장 휴업, 지진 발생 경보, 신속한 언론보도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
대피소운영, 정확한 언론 보도, 응급처치, 심리적 지원, 지진에 대비한 훈련, 경제적 보상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올해 10월 15일부터 29일까지 지역, 성, 연령별 인구비례할당으로 표본을 추출해 방문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38%포인트다.
박 연구원은 "포항지진에 대한 주민 심리적 충격은 여전히 상당 부분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재난 후 심리적 지원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홍 포스텍 교수는 "면담을 해 보니 주민들이 정부 보상과 복구대책이 합리적 기준 없이 진행된다는 점을 불만스러워했다"며 "합리성과 투명성을 제고해 공적기관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 측은 "한동대 학생을 대상으로 한 면담에서는 공동체 활성화가 지진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일부 수능 수험생들은 지진에 대한 공포와 트라우마보다 시험에 대해 더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융합문명연구원은 미래사회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9월 1일 출범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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