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20 & GREAT 20] '에이지퀘이크', 한국을 뒤흔든다

조연 기자

입력 2019-01-30 17:22  

    <기자>

    지구촌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

    이르면 2025년,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할 전망입니다.

    '에이지퀘이크(Age-quake)'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가 불러올 충격을 지진(Earthquake)에 비유한 합성어인데요.

    일을 하고 돈을 벌어 소비하는 인구 자체가 줄어들어 경제 전반적인 활력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뜻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아베 총리는 이를 '국가적 재난' 이라고 진단했죠.

    그리고 아베노믹스의 세번째 화살인 장기 성장전략으로 '평생 현역 시대'란 캐치프레이즈를 내놓았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원하면 누구나 더 일할 수 있는 사회.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요?

    예순 네살의 고령에 전기관리자로 일하는 한만수 씨.

    하루에 18시간씩, 일주일에 서너번 출근해 한달 2백만원 정도를 법니다.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일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릅니다.

    사실 20여년 전만 해도 한 씨는 학원을 운영했습니다.

    IMF 시절을 만나 문을 닫으면서 이후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여러 일을 하다가 전기관리자로 새 인생을 시작한 겁니다.

    한 씨는 한국폴리텍대학의 재취업 교육이 자신의 삶을 바꿨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한만수 (64세, 전기기술사)

    "이쪽(전기관리)은 문외한이었죠. 전구도 제대로 갈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좀 더 하고 경험이 쌓이고 하면, 나름대로 책임을 맡을 수 있는 조그마한 자리를 맡아 좋은 분위기에서 근무자들을 가족같은 분위기로 아주 멋있게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건강하고 꿈꾸던 노년을 찾는 사례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노인 고용률은 OECD 평균의 3배.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입니다.

    당장 생계 유지를 위한 단순 노동이 주를 이룰뿐, 어르신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전무하다보니 노후가 늘 절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선임연구원

    "일반적으로 빈곤율이 높으면 고용률은 낮아지고, 고용률이 높으면 빈곤율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고용률도, 빈곤율도 높다는 특징이 나타난다. 일하면서 빈곤한 근로빈곤층이 많아.. 공적연금 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지 않으면 빈곤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국민연금이 도입된 지도 30여 년.

    하지만 노령화에 대비한 연금 제도나나 개인 노후 대비는 여전히 미비하다보니

    노인 빈곤율이 늘 상위권에 머물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100년 이상 공적연금을 운영하며 노하우를 다지고 다층 연금구조를 만들어 대비책을 마련한 선진국들을 부러워할 따름입니다.

    노인 빈곤율 문제는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비용 부담으로 귀결됩니다.

    <인터뷰>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40-50대 중장년층 실업률이 늘어나고 있지 않나. 노후를 대비해야 할 핵심적 연령대, 10년 있음 노년층인 그분들이 일자리 없어 실업률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재앙에 가까운 것이죠."

    노인 부양의 몫을 짊어지게 될 청년들은 초고령화사회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노인 일자리 마련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년 연장이나 복지 확대에 대해선 다소 주춤합니다.

    <인터뷰> 안효원 (서울 강남구)

    "정규직 되기 어려운 사회잖아요. (정년퇴임) 나이 되신 분들이 나가주셔야 회사 차원에서도 전체 연봉이 줄어들고 새로운 신입을 뽑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일자리가 너무 부족해서 간절한 부분이 있어요."

    <인터뷰> 이석호 (서울 동대문구)

    "결국 힘들어지는 것은 똑같지 않을까요. 정년이 낮아지면 세금으로 부담해야되니까.. 그건 해결방안이 아닌 것 같아요."

    전문가들 또한 노인 복지라는 명분 아래 세금을 거둬 퍼주는 방식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젊었을 때 부터 자기 일자리를 갖고 스스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재취업을 위한 교육과 훈련도 더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건강한 노인들이 많이 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일자리를 빨리 노동시장에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머무르도록 하는 고용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가 일관되게 (일자리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맞는 프로그램을 10대때부터 가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짜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교육제도, 기업훈련 제도, 경제정책 모두 겉돌고 있다."

    은퇴 뒤에 건강하고 더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노인 일자리를 만들고 노인 복지도 개개인에 맞게 효율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쉽지 않고, 남은 시간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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