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시작됐습니다. 한날한시에 무더기로 주주총회를 여는 '슈퍼 주총데이'는 올해도 예외가 아닌데요.
다만, 전자투표를 도입한 기업이 늘어 올해는 과거보단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했습니다.
현재까지 주주총회 일자를 확정한 상장사는 모두 885개사.
이 가운데 녹십자, 제주항공 등 223개사가 다음달 27일 주주총회를 개최합니다.
여전히 특정일에 주주총회가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 현상이 재현되고 있지만, 예전보단 쏠림이 다소 완화됐습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도입과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 폐지에 따른 여파가 주주총회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바로 전자투표제가 있습니다.
직접 현장에 참석하지 않고도 주주총회에 참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실제 지금까지 전자투표를 도입한 기업은 1332개사. 5년 사이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로, 전체 상장사의 58%에 달합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데 이어, 삼성전자와 한진칼도 도입을 검토중입니다.
<인터뷰>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신청기업들이 저희 예상보다 많이 늘면서 당초 1회 행사를 기획했는데, 오전 오후로 나눠 3회에 걸쳐서 발행회사 대상 (전자투표) 업무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전자투표가 좀 더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다만, 주주권익 보호와 투명경영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
전자투표 관리기관인 예탁결제원이 전자투표 활성화를 위해 이들 기업의 인식 변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입니다.
전자투표 활용이 소액주주는 물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섀도보팅 폐지 이후에 주총 개최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발행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와 같이 주주총회 특별 지원반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전자투표 이용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정부, 업계와 협업해 원활한 주총 개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언제 어디서나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
여전히 도입하지 않은 상장사들이 많은 만큼, 이들의 참여를 독려할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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