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에 울려퍼진 "BTS! BTS!"…방탄소년단 팬 1만명 모인 이유

입력 2019-03-10 18:20  


"팬미팅을 원했는데, 팬들끼리 미팅을 시켜줬어요. 하하하~."
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교 3학년 때 방탄소년단에 `입덕` 했다는 김하은·임희수(이상 20) 씨는 10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찾았다.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아미 1만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무료 이벤트 `런 아미 인 액션`(RUN ARMY in ACTION) 예매에 성공한 덕이다.
두 사람은 방탄소년단이 직접 참석하지 않는 행사임에도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어떤 가수도, 어느 소속사도 하기 힘든 이벤트 같다"며 "방탄소년단이 서울시 홍보대사인데, 이곳을 세계 팬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도 됐으면 좋겠다"고 남다른 의미도 부여했다.
지난 2012년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가 서울광장에서 무료 단독 공연을 연 적은 있지만, 아이돌 그룹 한팀의 팬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일찌감치 서울광장으로 모여든 팬들의 손에는 공식 응원봉인 아미밤과 멤버들을 응원하는 손팻말 등이 들려있었다. 시작 전부터 대형 LED 모니터에 `불타오르네`와 `낫 투데이` 등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자 팬들은 아미밤을 흔들며 추임새를 넣고 "BTS!"를 연호했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온 팬들도 눈에 띄었다. 티켓을 손에 넣지 못한 팬뿐 아니라 길을 가던 시민들의 시선도 사로잡아 행사장 밖으로도 사람들이 즐비했다.
이날 팬 이벤트는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22일부터 세계 팬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시작한 `아미피디아`의 오프라인 행사다. 일종의 디지털 기록 저장소인 아미디피아는 팬들이 세계 곳곳에 숨은 2천80개 퍼즐을 찾아 날짜 카드를 풀고, 그곳에 각기 글과 사진, 영상을 올려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기억을 채우고 공유하는 이벤트다.
평소 친한 아미들과 함께 왔다는 양희영(25)씨는 "아미피디아는 세계적인 영향력과 팬덤이 있는 방탄소년단만이 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말했다. 남성 팬 정원영(21)씨도 "2015년 4월 `아이 니드 유` 뮤직비디오를 보고서 팬이 됐다"며 "공부하기 힘들던 고교 시절, 청춘에 대한 그들의 노래에 감동과 위로를 받았다"고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이 곳에서 팬들은 방탄소년단이 영상으로 낸 퀴즈를 풀고, 콘서트와 시상식 등 2013년 6월 데뷔한 이들의 히스토리를 보여주는 스페셜 영상을 관람하며 초봄의 한낮을 즐겼다.
1만명이 함께 푸는 퀴즈는 양면이 보라색과 흰색으로 된 부채를 들고 `OX` 퀴즈를 푸는 듯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피땀 눈물`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다가 `이 손의 주인공은?`, `봄날` 뮤직비디오를 상영하다가 `다음 장면에서 의자에 앉아있는 멤버는?` 등 `열공` 팬이라면 쉽게 정답을 맞출 깨알 같은 퀴즈가 등장했다.
팬들은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마다 노래를 `떼창` 하다가 의외의 질문이 나오면 탄성을 지르고 웃음을 터뜨렸다. 미국에서 온 24세 여성 팬은 "노래 가사를 다 외웠고, 한글도 공부해 퀴즈를 푸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어깨를 `으쓱` 해보였다.
아미피디아는 멤버들과 팬들이 `참여`하고 서로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마케팅이란 점에서 가요계에서 주목도가 높다. 전 세계에 흩어진 팬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방탄소년단의 기록을 함께 쓴다는 점에서 아미의 응집력과 결속력이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앞서 가요계 팬 참여형 마케팅의 대표 사례로는 서태지가 있었다. 서태지는 방탄소년단과 결은 다르지만, 음반을 내기 전 온라인상에서 팬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열어 주목도를 높였다.
그는 2009년 8집의 두 번째 싱글 발매를 앞두고 `미싱 태지`란 사이트를 열어 팬들이 몇 단계 퀴즈를 풀면서 신보에 대한 정보를 얻도록 했다. 또 2007년 15주년 기념 음반 때는 그의 서버를 해킹하는 방식의 게임을 만들어 개인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하고, 팬들이 퍼즐 형태 지도를 획득해 코엑스 내 15주년 기념관 위치를 찾아내도록 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경우 이벤트 무대를 세계로 확장했으며, 글로벌 팬들과 서로의 추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교감의 폭이 한층 넓고 깊다.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은 "방탄소년단은 SNS를 통해 자기들의 이야기를 많이 한 팀이지만, 팬 입장에선 직접 소통이란 측면에서 아쉬울 수 있다"며 "이런 참여형 이벤트는 상호작용(interaction) 한다는 친밀감을 높이게 된다. 다만 팬덤의 규모가 클 때 가능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아미피디아 일환 오프라인 이벤트는 한번 더 열린다. 팬들은 23일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아미 유나이티드 인 서울`(ARMY UNITED in SEOUL)이란 타이틀로 모인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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