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 것처럼 고도성장의 상징이었던 주력제조업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선택과 집중, R&D 확대를 통한 능동적인 혁신이 새로운 도약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이어서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재정비, 조선업 '빅2' 재편은 벼랑 끝 우리 주력산업의 현 주소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경기흐름을 과신하며 공격적인 진출을 통해 한 때 고속성장을 구가했지만 상황이 돌변하자 결국 과잉설비, 판매급감, 실적부진으로 이어져 상전벽해의 현실을 마주한 셈입니다.
사업 매각 등 버릴 것은 떼어 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자율주행·전기차 등 미래에 투입하는 작업이 한창인 글로벌 완성차들의 행보는 우리 산업재편에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장석인 산업연구원 박사
“도요타. GE, GM 등 외국 선진기업 보면 항상 잘나갈 때 매각한다. 그걸 선제적 구조조정이라 하는 데 사업 분할한 다음 다른 기업에 옮겨 시너지 내면 한 번 더 성장의 기회가”
대규모 리콜, 결함은폐로 존폐기로에 섰던 도요타는 제조·생산방식 변화, 미래차 전환, 경영전략 수정 등 외부요인이 아닌 능동적 혁신을 통해 부활을 알린 대표 사례입니다.
<인터뷰> 아키오 도요타/TOYOTA그룹 회장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동차산업이 사람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 자동차 분야 경쟁자들은 더 이상 차를 만들지 않고 그들은 기술·테크놀로지를 만든다”
‘빅2’ 재편에 20년이 걸리며 매머드 조선소를 공식화 한 조선업은 LNG선 수주가 잇따르고 있지만 일시적일 수 있는 만큼 선제대응을 통해 제반 위험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최고의 ICT 기술력에도 정작 선박 부품·엔진·기자재·핵심 분야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저가수주·로열티 지출로 적자의 상처만 남겼던 해양플랜트의 과오를 상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쟁국들이 스마트선박·미래차, 관련 시스템, 부품·기자재 개발에 한발 앞서가는 사이 국내 조선·자동차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업문화, 기술개발이 더딘 상황이어서 메가조선소, 미래차 개발이 곧 시장주도권 확보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우려도 상존합니다.
<인터뷰> 장석인 산업연구원 박사
“조선업 대형화 하는 것만이 적절한 방식은 아니다. 현대차도 밀려서 미래·친환경차 가는데 수소차 쪽 방향 잡고 있지만 너무 늦는 것은 아닌가”
두 자릿수 이익률을 올리며 세계 5위에 진입했던 자동차, 10년 전 초호황기 조선 톱10 중 6곳이 한국 조선사였던 시절은 사업재편, 기술개발, 내부 혁신 없이는 옛 이야기일 뿐입니다.
세계 최고였지만 중국에 자리를 내어 준 국내LED와 크레인산업의 현실, 3년 뒤면 주력산업 대부분이 경쟁국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다수 연구소들의 분석은 선택과 집중, 능동적인 변신에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을 재차 각인시켜주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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