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정준영 파문에 국민연금도 타격…엔터株 6천억 증발

입력 2019-03-17 08:27   수정 2019-03-1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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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정준영 파문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K팝 엔터테인먼트 분야 주요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6천억원 가까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YG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등 이번 사건과 연관된 상장사들은 물론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5곳의 시가총액이 지난달 26일 이후 현재까지 5,870억원(17.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5개사의 시총은 승리 게이트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월 25일 3조3천501억원에서 이달 15일 현재 2조7천63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달 26일은 빅뱅의 멤버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승리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시점이다.

이날 승리의 소속사인 YG 주가는 4.42% 떨어졌고 다른 엔터주도 본격적인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YG 주가는 지난달 26일 이후 이달 15일까지 24.84%나 하락했고 시총은 2천146억원 감소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멤버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FNC도 같은 기간 주가가 22.24% 떨어졌다.

승리 사건과는 직접 연관성이 없는 SM(-21.29%)이나 큐브(-25.88%)도 같은 기간 20%대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작년 실적치를 발표한 엔터주 시총 1위 종목 JYP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악성 루머에 시달리며 같은 기간 5.54% 주가가 내리는 등 엔터주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주식 투자자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YG 지분 6.06%와 SM 지분 8.15%를 보유(최근 공시일 기준)한 국민연금의 경우 같은 기간 양사 보유지분 가치가 332억원(YG 140억원, SM 192억원) 감소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포털사이트 주주 게시판에서 `승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는 등의 글을 올리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YG는 그간 빅뱅 지드래곤·탑과 작곡가 쿠시 등 소속 아티스트들의 약물 문제, 지드래곤의 병역 관련 잡음 등 여러 논란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YG는 이번 주가 하락으로 인해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에 투자금 670억원을 돌려줘야 하는 곤경에도 처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LVMH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610억원을 투자하면서 주당 4만 3,574원에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오는 10월에 원금과 이자 670억원을 상환받을 수 있는 옵션을 걸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은 약 7개월간 YG 주가가 전환가격인 4만 3,574원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면 투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YG의 2018년도 재무제표를 보면 작년 말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86억원,단기금융자산은 840억원에 달해 상환 여력은 비교적 있는 셈이다.

증시에서는 이번 사건에서 YG와 FNC가 거짓 해명으로 투자자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YG는 승리의 성 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첫 보도된 직후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된 기사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FNC도 FT아일랜드 최종훈과 씨엔블루 이종현의 성관계 불법촬영물 공유 등 의혹에 대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 양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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