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주혁도 마지막까지 눈이 부셨다. 준하는 시청자들의 마음 한구석을 파고들어 큰 여운을 남겼다.
남주혁은 지난 19일 막을 내린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혜자의 기억 속 영원한 청춘으로 남아있는 준하를 연기해 호평받았다.
준하는 완벽한 스펙의 `엄친아` 같은 이미지로 처음 등장했으나 실상은 가혹한 운명에 맞선 `흙수저`였다.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그가 혜자를 만나 함께한 시간은 아름다운 추억과 기억이 돼 혜자는 물론, 대중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언론탄압으로 유명을 달리한 준하는 혜자의 과거와 상상 속 존재로 밝혀졌지만 그는 젊음과 자유, 행복의 상징으로 반짝거리는 인물로 남게 됐다.
남주혁은 바라보고만 있어도 슬픈 사슴의 눈망울처럼 애잔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했다. 두 눈에서 터져 나온 눈물과 오열은 모두를 울컥하게 했다.
그는 설렘과 애틋함, 분노 등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한 드라마에서 동시에 보여야 하는 준하 역에 제대로 녹아들었다. 공감을 이끄는 연기 덕 준하의 많은 부분이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독보적인 `단짠` 캐릭터였던 준하는 남주혁을 만나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전했고, 행복감과 만족감에 이어 감동까지 선물했다.
준하가 스물다섯 혜자와 노인이 된 혜자를 대면한 모습도 조금씩 미묘하게 달랐기에 칭찬을 들었다. 남주혁은 한지민과는 풋풋함과 설렘의 감정을 폭발시켜 심쿵하게 했고, 김혜자와는 데면데면 거리를 두는 모습을 통해 색다른 `케미`로 또다른 재미를 전달했다. 선배들과 보여준 `찰떡 궁합`은 섬세하게 표현돼 즐거움을 줬다.
아버지 탓 분노가 극에 달한 감정의 폭발은 남주혁을 전혀 다른 인물처럼 보이게 하기도 했다. 남주혁은 극 후반부에는 혜자를 행복한 기억 속에 머물게 한, 다정다감하고 신뢰감 넘치는 훈남 의사도 맡아 1인 다역을 이질감 없이 소화해냈다.
남주혁은 칭찬에 대해 "공감가도록 글을 써주신 작가님, 연기만 잘할 수 있게 배려해주신 감독님과 함께 호흡을 맞춰주신 선배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준하 그 자체가 되는 게 힘들었을 것"이라고 공을 돌리며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주혁은 지난해에는 영화 `안시성`으로 스크린 데뷔해 청룡영화상, 더서울어워즈 등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남우상을 휩쓸며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tvN 예능 `커피프렌즈`를 통해 `만능 일꾼` `알바 장인`으로 다양한 면모를 선보여 호응을 이끌었다.
큰 키와 잘생긴 얼굴 등 비주얼적인 완벽함 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완성형 인격체로 성장하고 있는 남주혁. 뒤늦은 입덕을 부른 그의 연기가 앞으로도 계속 기대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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