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한정`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의 주식거래가 정지된 데 이어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상장폐지됩니다.
이에 따라 1조 2,000억원이 넘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다른 회사채 투자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10월 발행한 600억원 규모 채권(아시아나항공86)을 다음달 8일 상장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외부감사인에게 최근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부적정이나 의견 거절, 한정을 받은 회사의 채권은 상장폐지하도록 돼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른 겁니다.
이 같은 결정에 의해 아시아나항공86은 25~27일 거래가 정지되고,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정리매매 기간을 갖게 됩니다.
다만 한국거래소 측은 정리매매 전까지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으면 거래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채권 만기가 다음달 25일이기 때문에 회사 측이 정상적으로 상환만 한다면 정리매매 기간이 지나도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ABS와 회사채를 즉시 상환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ABS 발행 잔액은 1조 1,328억원에 이르고, ABS에는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현재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리면 즉시상환 조건이 발동된다`는 특약이 걸려 있습니다.
특약이 발동되면 ABS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모두 지급할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권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을 하나도 갖지 못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22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으로 등록한 상태입니다.
`한정` 감사의견이 신용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재감사 결과가 적정으로 바뀌면 등급강등 위험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른 기업이 통상 3개월 안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1,100억원의 회사채도 `부채비율 1000% 이상`이면 즉시상환 의무가 발생합니다.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올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625%인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이 828%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금융업계에서는 ABS와 회사채 특약이 한꺼번에 발동되면 아시아나항공이 투자자에게 제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상장폐지되는 회사채는 1분기 감사보고서가 확정되기 전에 상환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ABS도 기업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순차적으로 갚을 예정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회수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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