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같은 길을 함께 걷다, 금다니

입력 2019-03-25 18:01   수정 2019-03-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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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기업가 정신을 말하다 2’ 1화의 주인공은 각종 전자제품 및 가전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코팅과 전착도장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기업, 금다니이다.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위치한 공장은 30년 동안 친구이자 동업 관계를 유지해 온 송일수, 박상원 대표가 이끌고 있다. 송 대표가 주로 영업과 행정 업무를 맡는다면 박 대표는 생산 현장을 살피는 일을 담당한다.



금다니에서 아노다이징과 도장을 맡는 제품은 주로 SSD케이스와 소형 전자제품 등으로 대기업에 납품된다. 최근 금다니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설비를 증설, 전착도장 라인을 완전 자동화했다. 이전에는 도장이 수작업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모양이 일정하지 못하고 생산량이 들쭉날쭉한 문제들이 있었다. 한 방향으로의 작업이 가능해져 2인 1조가 투입되던 생산 과정이 지금은 자동화로 인해 간편화됐고, 생산량 역시 두 배 가량 늘었다고 한다.
고흥농업고등학교 동창인 송일수, 박상원 대표는 2017년 동반성장위원회가 수여하는 산업혁신운동 표창, 중소벤처기업부 뿌리기술 전문기업으로 지정을 받은 데 이어 2018년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스마트공장 구축 및 추진 실무를 수료했다.
1995년 5월, 동네 친구였던 두 사람은 알루미늄 표면을 금속으로 처리하는 아노다이징 공장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통신장비 부품을 표면 처리하는 작업이었다. 그러나 이 한 가지만을 하기에는 사업 영역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이들은 전착 도장을 개발하고 생산 라인에 추가시켰다.
같은 아노다이징 전문 업체에 다니다 동업자의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은 생산 현장에서 스크래치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는가 하면 치수를 조절하는 등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반드시 함께 의논한다. 25년간 탄탄한 동업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두 대표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서로 신뢰하지 않으면 사업을 끌어갈 수 없다”고 말한다.
금다니가 경영에 있어 모토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송 대표는 “만약 집을 짓는다고 했을 때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하고 무너지게 마련”이라며 “기본만 지켜줘도 품질 사고를 막을 수 있으며 모든 것이 순조로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금다니는 지난해 공장 이전과 함께 아노다이징 자동화 설비를 증축했는데 이때 공장 살림을 다진 것도 두 대표의 손에 의해 이뤄졌다. 증축 작업은 4월부터 10월까지 이뤄졌는데 바닥 공사 같은 경우 두 사람이 직접 작업에 나섰다.
작년의 경우 보일러로 들어가는 배관 부분에 보온재가 빠져 물이 얼어붙는 바람에 공정이 중단된 적이 있다고 한다. 도장 공장 특성상 물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데 지난 해 12월 한파로 인해 곤란을 겪었다. 심각한 동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에서는 보온재를 보강하고 외부 점검을 진행했다.
금다니는 남동공단에서만 15년 동안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 이유는 도장이 환경 조건이 까다로운 장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같은 남동구에 위치한 대호샌딩 등 주변 협력사들과도 돈독한 인연을 맺고 있다. 20여년간 협력업체 대표이면서 친구로 함께한 박찬진 대표는 송 대표와의 관계를 ‘공생관계’라고 말한다. 서로에게 일을 소개해주는가 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금다니의 회의 시간은 새로운 영업 전략을 짜고 다각화하는 시간이다. 신규 거래처를 다변화하고 의료기기, LED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가는 방안을 금다니에서는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이 우선이 돼야 한다는 게 두 대표의 철학이다. 영역 확장은 최근 경제 불황으로 한두 가지 제품에만 집중해서는 유지가 어렵다보니 제시된 전략이다.
남용식 생산2부 개발팀 차장은 두 대표에 대해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배워 온 분들이라 그런지 기술과 능력 면에서 최고”라며 “무엇을 하든 간에 사장님들이 조언을 통해 직원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품질관리팀 전미숙 대리 역시 “작업 중에 한 번씩 돌면서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곤 하시는데 그런 다정다감한 면 때문에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듯하다”고 거들었다.
송 대표와 박 대표는 “자율로 성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직원들과의 관계를 자율에 맡김으로써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생산부의 마상준 차장은 두 대표에 대해 “무엇이든 말하면 들어 주시니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고, 이 때문에 15년 동안 꾸준히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0여년의 시간을 송 대표와 함께한 초기 멤버 주현근 공장장 역시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하니 생산성도 향상된다”고 밝혔다.
금다니에서 생산 효율성보다도 더욱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품질관리이다. 생산은 빨리 하면 좋지만 불량률을 줄여서 리스크를 줄이는 게 장기적으로 이익이라는 것이다. 금다니는 품질 관리를 통해 기존 주문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한편 신규 개발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핸드폰 카메라 조리개의 흑착색 도금 기술 개선이다. 흑착색은 조립이나 가공 중에 발생하는 스크래치를 막고 사진을 찍었을 때 빛이 반사되는 것을 막아 주는 과정이다. 기존 흑착색 공정은 분진이 나오고 스크래치에 약한 등의 단점이 있어 이를 해결할 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송 대표는 “개발이 없이 정체하면 성장할 수 없으며, 남이 하지 않았던 일에 도전하는 방법은 연구 개발에 있다”고 강조한다. 공장 자동화도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연구 개발의 일환이라는 것. 자동화 공정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가스 발생이 없어 직원들의 업무 환경도 개선됐다고 한다. 불량이 줄고 환경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도 자동화 이후에 얻은 것들이다.
전착 라인도 수동 공정 때보다 청결해졌다고 한다. 자동차 전착의 경우 자동화가 많이 돼 있는데 소형 제품들의 경우 아직 도입하지 않은 곳이 많다. 자동화는 이물이나 흑점 같은 불량을 해결했으며 폐수량도 크게 감소시켰다. 새롭게 바뀐 금다니 공장은 도금 회사인데도 자극적인 냄새가 없는데 이는 새시로 작업현장과 생산 현장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설치된 새시는 약품 노출 등을 최소화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격려 차 방문한 송 대표의 중학교 동창이자 플러스폴리머 노평기 대표는 “함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자랑스럽고 노력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엘시스 유재국 대표 역시 송 대표에 대해 “성격이 긍정적이어서 뭐든지 도전해 보는 성격”이라며 “본인의 엔지니어 경험을 살려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는 점이 높이 사며 부러운 점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두 대표가 기업가 친구들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는 데에는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는 결국 좋은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고,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믿음을 주면 나중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이들의 신념이다.
금다니는 기존의 화려한 장식만 놓고 보는 도금이 아닌, 기능적 부분에 개발 역량을 집중시켜 도금 제품을 우리 삶의 필수 아이템으로 만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경영컨설팅사업부 이서현 본부장은 금다니에 대해 “아노다이징과 전착을 주력으로 하는 도금회사로 신규 특허개발과 각종 인증을 통해 기술력이 보강됐고 신사옥 이전과 더불어 완전 자동화 시스템, 생산성 향상 회사 매출에 기대가 되는 뿌리 기업”이라고 평가한다. 송 대표는 “도금 공정이 그동안 크게 변화해 오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발상을 바꾸면 다른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이런 창의력과 독창성을 가진 사람이 금다니가 필요로 하는 인재”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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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경영지원본부 이사 이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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