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우려 따른 연준 금리인상 '발목'…단기물 금리 오르기 어려울 듯
[증시라인]
진행 : 김동환 경제칼럼니스트
출연 :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Q.> 유가가 사실은 연말연초에 43달러까지 추락했는데 지금 63달러면 20달러가 올랐단 말입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하는 겁니까?
= 조금 당혹스러운 반등이지만, 연초 들어서 위험자산의 가격이 동반상승하는 모습이 전개되고 있다. 작년에 많이 빠졌던 주가가 올라가고 하이일드(투기 등급) 채권 가격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 스프레드(차이)가 많이 벌어졌다가 다시 좁혀지는 국면이 올해 초에 나왔다. 구리나 경기 민감형 메탈 가격도 최근에 주춤하지만 연말연초에 반등을 보였다. 유가도 그런 일환에서 작년 연말까지 과격하게 빠졌던 것에 대한 기술적 반등 플러스 올해 경기에 대한 지나친 우려에 대한 해소에 대한 반영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Q.> 글로벌 증시도 3월 하순 이후로 완연한 상승세고 우리 증시도 물론 미국 증시나 여타 주요 증시에 비해 못하지만 2200포인트 회복해서 2215포인트 선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인데 진단을 해보겠습니다.
= 전체적으로 글로벌 증시는 박스권인 상황이라고 전망한다. 그 이유는 종합적으로 볼 때, 경기는 큰 폭의 새로운 사이클을 만들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유지하고 싶다. 가장 기본적인 경기 펀드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올해 전체적인 미국시장이나 한국시장에서의 기업 어닝은 지나치게 실망할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친 기대를 갖기엔 무리라고 본다. 주가가 많이 밀리면 금리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가 되면서 기술적 반등을 연출하고 그렇게 반등하면 후속적으로 경기 지표나 기업 어닝이 뒤따라 줘야 힘을 받으면서 박스권을 탈피할 텐데 그러기엔 추진력이 부족한 경기와 기업실적 펀드멘털이 여전히 주가의 어떠한 박스권 상단을 누르고 있지 않나란 생각이다.
Q.> 박사님께서 올해는 경기를 봐야 한다는 말씀을 꾸준히 해오셨고 그 말씀이 딱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이 되었단 말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총부가가치 혹은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라든지 이런 것들과 비교하면서 지금 현재 주가가 어느 국면에 와 있는지 새로운 정의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글로벌 주식시장, 특히 글로벌 위험자산 시장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미국 증시가 과연 고평가 되어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서 대부분의 의견은 고평가까지는 아니지만 추가 상승의 동력은 조금 약하라는 쪽이 전반적인 의견이다. 다음 그림을 보면, S&P 500지수를 기업 부가가치로 단순하게 나눠보았다. 지수를 어닝으로 나누는 것은 생소할 수 있는데 장기 추세를 보는 데에는 그럭저럭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파란색 선이 S&P 500지수를 기업 부가가치로 나눈 것인데, 250에 가깝게 되어 있다. 기업이익이 왕성하게 받아주면 주가는 힘을 받고 다시 상승 추진력을 갖는데 그렇지 않으면 그 레벨이 버블이라고 불리는 국면까지 떨어지게 된다.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들은 아직은 미국 증시가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지만 또 다른 시각에선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업이익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한, 또 그 이익을 뒷받침하는 경기 펀더멘털이 조금 우상향하지 않는 한 미국 주식시장이 전세계 증시를 시원하게 이끌어갈 추진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란 측면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경기선행지수도 무엇을 기준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비슷하다. 지수자체의 작년 동월대비 증감률로 그려보면, 작년 1분기를 피크로 해서 조금씩 완만하게 내려가고 있다. 추가 상승의 탄력이 약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주가의 전년대비 증감률이 현재 마이너스는 아니기 때문에 주가가 본격적으로 빠진다고 해석하는 것도 무리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가가 제대로 된 불마켓이 형성되기엔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Q.> 최근 들어서의 차트 상에 나오는 것을 보면 조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군요. S&P 500은 꼬리를 들고 올라오는데 경기선행지수는 내려가는...
= 짧은 국면을 보면 완벽하게 일치하거나 기계적으로 같이 가거나 그러진 않는다. 경기선행지수 자체에 주가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왜곡되어 있는 부분도 있다. 어제 브루킹스 연구소와 파이낸셜 타임즈가 얘기한 타이거 지수도 뉴스에 나왔습니다만, IMF라든지 브루킹스 연구소라든지에서의 주장은 전세계 경기나 미국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를 향하고 있다고 진단하진 않는다. 그렇다 해서 상승탄력이 강한 것은 아니라는 쪽이 대부분이다. 어제 라가르드 IMF 총재도 전 세계 경제를 얘기하면서, 4월 달 전망 수정이 있는데 1월 전망치보다 더 내릴 것이라고 말했고, WTO에서도 무역 교역 증가율이 3.7%에서 2.6%로 대폭 내렸다. 믿을만한 글로벌 예측 기관들이 아직까지는 경기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들을 내놓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오래갈 것이다. 당장 이런 전망들을 뒤집을 요인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미중 무역협상이 있는데, 이를 제외하고 나면 딱히 위로 뒤집을 만한 요인들이 많지는 않다. 장단기 스프레드에 대한 전망들이 많이 회자되고 있는데, 장단기금리 스프레드 자체가 중요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수십 년간 이를 관찰해보니 경기지표에 대한 예측력이 제법 있더라는 것이다. 대체로 주가는 언제 오르냐면 장단기 스프레드가 빠질 때 올라간다. 이것은 사실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가 줄어들 때인데, 대체로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이다. 금리를 올리면 단기금리가 올라가면서 축소되는 것인데, 지금은 장단기금리 스프레드가 더 이상 빠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Q.> 경기가 계속 빠질 것이다, 부진이 아니라 침체로 갈 수 있다는 것은 조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인데 시장은 그렇지 않고 올라간단 말이죠. 우리 투자자 여러분들은 냉정하게 경기만 볼 수만도 없을 것이고 금융 시장을 따라가면서 주식을 올인할 수도 없는 것이고 의사결정의 중간지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 기준점으로 삼아야 하는 부분이 전체적으로 힘이 위험자산쪽으로 쏠리는 국면이냐, 안전자산이냐를 판단해야 한다. 지금은 주식이라든지, 특히 신흥국 주식이라든지, 펀더멘털이 높은 글로벌 주식시장이라든지 등의 시장이 동반적으로 가기엔 경기 여건이 뒷받침이 안 되고 있다. 반면에 전체적인 세계 경기가 우하향 국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안전자산 시장, 채권시장, 국채시장 쪽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고 본다. 개인이나 연기금, 보험 등의 기관들은 위험자산 쪽보다는 안전자산 쪽에 비중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면 개별적으로 종목이 올라가는 증시가 있을 수 있지만, 차곡차곡 저점을 높여 우상향하는 강세 상승장이 주식시장에서 연출되는 것은 매우 드물 것이다. 주식을 고르는 것도 사실은 모든 주식시장이 우상향하면서 위험자산 쪽에 무게를 실릴 때에는 사실 올라갈 때의 종목 수가 확률적으로 많다. 반면 전체적으로 안전자산 쪽에 무게가 실릴 때엔 상승 종목 수가 줄어든다. 종합해 보면, 시장은 박스권으로 전체적으로 올라가면 부딪히고, 내려가면 위험자산 쪽에서 반등을 준다.
한국경제TV 방송제작부 양경식 PD
ksya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