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무역 갈등 전면전...대서양 갈등 번지나
오늘 뉴욕증시, 미국과 유로존의 관세충돌이 다시 시작되면서 압박을 받았습니다. 전일 무역대표부는 EU에 약 112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조 규모의 EU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메기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관세 목록에는 항공기와 제조부품 등을 포함해, 농 축산물도 포함됐는데요, 오는 여름 WTO에서 최종 피해액이 확정되면 즉시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WTO의 판결을 근거로 진행됐는데요, WTO는 지난 2011년 EU가 에어버스에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총 18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14년 여간 EU측이 배상금 지급에 불복종하면서 미국과의 갈등이 커져왔습니다. 미국측은 이러한 보조금 때문에 보잉사의 판매량과 점유율이 줄었다는 입장이구요, 유럽연합은 미국도 보잉 에게 불법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 않냐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미국과 EU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EU측에서도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대응했습니다. 현지시간 9일 EU측은 성명서를 통해, 미국이 관세를 메긴다면 보잉의 보조금 관련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주장하는 에어버스 보조금 피해 규모는 상당히 과장됐다는 입장인데요, 보복관세를 부과할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며 맞불작전을 펼쳤습니다.
CNN에서는 미국 정부의 주장에는 틀린 점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WTO 규칙과 절차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이번 항공기 보조금 사태에서는 WTO 판결을 그대로 따랐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WTO가 유로존의 보조금 사실을 밝힌 바 있었지만, EU측이 판결에 불응하며, 이 10년 넘은 갈등의 피해액이 커졌다고 봤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트럼프 정부의 잔인한 무역 정책의 일부로 여겨질 수 있지만 사실상 이 사건에서는 EU측이 국제 판결에 불복종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BBC에서는 이번 관세 전쟁이 대서양 동맹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얼마 전 보잉 737 맥스 8 기종이 연이어 추락하면서, 미 항공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점도 이번 조치의 발단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미국이 주춤한 틈을 타, 유럽이 주도권을 쥐려고 시도하자 바로 막아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이 서로 맞불관세를 주고 받으면, 미국 측에서는 자동차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분석인데요, 자동차 관세가 부과된다면 유럽을 비롯해 미국 내 자동차 업계, 부품을 조달하는 동아시아국가들, 생산 원료가 나는 중동까지 범국가적으로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 에서도 미국 정부의 정책이, 유럽의 산업재 관세 인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유럽의 28개 국가는 미국과 산업재 관세를 인하하기 위한 협상을 준비 중인데요, 이번 항공기 관세가 부과되면, 협상 결렬은 물론 유럽 경기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외신들은 EU에서 심각한 보복 조치까지는 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허정민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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