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직업 묻는 증권사 채용 문화 여전

박승원 기자

입력 2019-04-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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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채용과정에서 키나 몸무게 뿐 아니라 부모의 직업 등 직무와 관련 사항을 묻는 일명 '채용갑질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과 대신증권, 현대차증권 등 일부 증권사의 경우 여전히 채용 과정에서 업무와 무관한 부모의 직업과 직위를 묻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채용갑질 금지법(채용절차의 공정화법)'.

    앞으론 입사 지원자의 신체적 조건, 출신지역은 물론, 가족의 학력과 직업, 재산 등을 지원서에 묻는 게 법으로 금지됩니다.

    채용 과정에서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를 요구해선 안 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조치 등이 있었지만, 실효성이 없자 법으로 지정한 겁니다.

    하지만, 국내 증권업계는 이를 무시하듯 여전히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올해 그룹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대신증권의 입사지원서엔 업무와 관련이 없는 가족의 직업과 직장명을 묻는 칸이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해외대학 정규직 전환용 인턴 채용을 진행하는 유진투자증권의 입사지원서는 더욱 심각합니다.

    가족의 출생년도에 최종학력과 근무처는 물론, 근무처의 직위까지 묻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입사 접수가 마감된 현대차증권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심지어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는데도, 가족의 직업과 근무처는 물론, 직급도 요구했습니다.

    해당 증권사들은 전산시스템 변경 과정에서 가족 사항 삭제가 반영이 안 된데다, 가족 사항 자체가 당락을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라는 입장.

    하지만, 일부 증권사의 경우 해당 정보를 입력하지 않으면, 아예 채용과정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입사 지원과 관련해 차별적 행위를 하는 증권사에 대한 강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전화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이런(입사지원서에 개인신상을 묻는) 부분은 사실상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로 봐야 한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도 강화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채용비리로 어수선했던 증권가.

    개인의 실력보단 배경을 보는 차별적 관행이 여전해 제2의 채용비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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