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우후죽순…위기의 건설현장

전효성 기자

입력 2019-04-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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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한국경제TV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 '건설노조의 갑질행위'에 대해 보도해 드렸는데요.

    후속 취재결과 최근 건설노조의 수가 크게 늘어나며 건설사 경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전효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건설단체가 교섭하고 있는 건설노동조합의 현황표입니다.

    비슷한 이름의 건설노조가 무려 11개에 달합니다.

    4~5개 내외였던 건설노조는 수년 동안 내부 분화가 이뤄지며 그 수가 이처럼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한 신생노조의 경우 귀화한 중국동포와 외국인을 중심으로 꾸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A 건설단체 관계자

    "한국노총, 민주노총도 싸우지만 (신생노조들이) 더 과격해요. 민노총, 한노총 다니면서 나쁜 것만 배워서… 시위를 하면 건설사들이 임금체불이라도 한 것처럼 소문을 내요. 시위를 해서 주변에서 민원이 빗발치도록 하고…"

    건설노조 수가 두배 넘게 늘어나자 이들을 상대하는 건설사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소속 조합원을 채용하라"는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위를 빙자해 영업방해 행위를 일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노조간의 경쟁도 치열해져 건설현장에서의 단체행동도 점차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음]

    "건설사 관계자: 제가 못들어가는 이유를 대보세요! 왜 못 들어가게 하냐고요!"

    "건설노조 관계자: 여기 시위하고 있으니까, 저리로 가! 가라고!"

    실제 한 건설업체의 경우 노조의 공사지연 행위로 매출액이 크게 줄어드는 등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터뷰] B 건설업체 대표

    "각 노조에게 (건물) 한 동씩을 맡겼습니다. 비노조는 10일에 한 층, 노조원들은 21일에 한 층이 올라갔어요. 이른바 태업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 현장에서 3억 원 정도 손해를 봤어요. 그 다음부터는 수주를 하기가 겁이 나더라고요. (수주할 때마다) 노조가 오고 하니까…"

    공사현장 인력채용을 둘러싸고 건설사와 건설노조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를 중재할 정부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본 것처럼 건설노조의 수도 늘었지만,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는 방식들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노조의 방해로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건설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어서 문성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에 본사를 둔 한 건설업체.

    2년 동안 업체가 진행하는 모든 공사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노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국내 건설현장에서 일할 수 없는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했다고 지역 노동청에 신고한 겁니다.

    [인터뷰] A 건설업체 관계자

    "노조원들이 와서 일 좀 하게 해달라고 요청이 와서 인원이 다 찼으니 다른 현장 알아봐라고 했더니 며칠 있다가 노동부에서 민원이 들어왔다고 전화가 와요. 불법 외국인이 있는 것 같으니 조사하겠습니다."

    외국인이 국내 건설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비자는 E9, H2 비자입니다.

    정부는 E9 1만2천 명, H2 5만5천 명만 건설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합법적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는 약 6만7천 명에 불과합니다.

    국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약 22만6천명으로 추산됩니다.

    건설 현장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결국 15만9천명 가량이 '자의반 타의반' 불법으로 일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건설업계는 합법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를 늘려주고, 위반 시 고용 제한 조치도 현장별로 적용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현재 이를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결국, 노조가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더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줄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인터뷰] B 건설단체 관계자

    "식구들을 데려와요. (노조원) 식구들을. 일당을 기능공 일당, 높은 일당을 주도록 해요. 아들이나 부모를 데려와서 자기와 똑같이 일당을 똑같이 맞춰주고."

    노조로 인해 경영에 타격을 받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지만, 이런 어려움을 호소할 곳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

    문성필 기자 munsp33@wowtv.co.kr

    전효성 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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