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훈 기자의 청와대는 지금] 文 잔칫날에 재 뿌린 北‥靑 '당혹'

권영훈 기자

입력 2019-05-10 13:01   수정 2019-05-10 13:28



2019년 5월 10일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정확히 2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어제(9일) 북한이 또다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이른바 잔칫날을 준비한 청와대는 당혹스런 분위기다. 이날 문 대통령은 KBS와 대담에서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 된다면 지금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북한 측에 경고하고 싶다"고 했다. `한반도 긴장 완화`는 문 대통령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는 주 요인이다. 그런데 한반도 정세가 다시 전쟁의 위협에 빠져 남북관계가 원점으로 회귀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더구나 북미관계 교착상태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대북 식량지원을 꺼냈는데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에 추진 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 왜 하필 이 때 미사일을 쐈나?

북한이 어제(9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쐈다. 지난 4일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지 5일 만이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데 대해 북한이 불만을 품고 한미 양측을 향해 무력시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발사체는 지난 4일 때보다 비행거리가 더 늘어난 만큼 북한이 도발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왜 하필 이 때 미사일을 쐈나? 이를 두고 북한은 치밀하게 계산된 도발을 감행해 극적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어제는 한미일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에서 모인 날이다. 또, 매주 목요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린다. 청와대는 물론 한미일 외교안보 라인을 향해 제대로 지켜보라는 듯이 미사일을 쏜거다.



# 北 식량지원 제동‥대화 재개 불투명

우리 정부는 남북과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대북 식량지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와 관련 지난 7일 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가졌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북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한미 정상은 대화 재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어제 북한의 미사일 추가 도발로 `대북 식량지원`은 제동이 걸렸다. 반대로 북한은 `제재완화가 식량지원으로 안된다`는 의사를 표현한 거다. 북미대화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자임한 문 대통령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 문 대통령이 북한에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상반기 방한도 불투명해졌다. 북한의 무력 도발로 남북 대화, 북미 대화는 난관에 봉착했다.



# 잔칫집을 초상집으로 만든 北

오늘(10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정확히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청와대는 각종 자료와 행사를 준비했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날 문 대통령은 녹지원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환담행사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무기한 연기됐다. 또,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어제 KBS와 대담에서 문재인 정부 2주년을 성과와 향후 비전을 내놨다. 특히 대북관계를 포함한 외교안보 성과를 강조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퇴색된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 된다면 지금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북한 측에 경고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을 경우 북한이 더욱 강도를 높여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문 대통령 취임 첫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하던 시기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인 오늘. 이른바 `잔칫날`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은 북한 때문에 문 대통령의 고심은 커졌고 청와대는 침울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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