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 죽는다…이란 보복 공격 10분전 중단"

입력 2019-06-22 08:48   수정 2019-06-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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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21일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실행 10분 전에 중단시켰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타격 지점은 세 군데였으며 150명의 사망자가 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공격 실행을 중단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보복 타격을 직전에 철회했음을 부각해 대이란 압박 카드로 사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우리는 어젯밤 세 곳에 보복하려고 했고 얼마나 많이 죽느냐고 물으니 `150명입니다`라는 게 장군의 대답이었다"면서 "(미군) 무인기 격추에 비례하지 않아서 공격 10분 전에 내가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 군은 재건됐고 최신이며 진군할 준비가 돼 있고 세계 최강"이라면서 "제재가 (이란을) 물어뜯고 있고 더 많은 제재가 어젯밤 추가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을 통해 자칫하면 전날 미국의 대이란 보복 타격으로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는 군사 충돌의 위기에 내몰릴 수 있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보복 타격으로 인한 예상 사망자 규모까지 밝힘으로써 공격 실행 중단을 대이란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보통 대통령과 국가안보 당국자들 사이의 초기 논의에서 제공되는 (사상 규모)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이 왜 그렇게 늦게 얻게 됐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군통수권자로서 공격을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 사망자 규모를 공격 중단의 명분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NYT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전날 회의에서 정밀폭격과 같은 군사 대응에도 찬성했지만 제재의 장기적 효과에 대해서도 역설했다면서 추가 제재를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미뤄볼 때 공격 취소 결정에 폼페이오 장관의 주장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방송된 NBC 인터뷰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지만 이란 공격에 대해 최종 지시를 내린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보복 타격을 위한 전투기가 출격한 상태였는지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준비는 거의 돼 있었다. 그들(국방 당국자들)이 약 30분 전에 들어왔고 준비가 됐다면서 결정을 내려달라고 했다"면서 "나는 그 전에 알고 싶은 게 있다고 하고 이 경우 이란인이 얼마나 사망하느냐고 했다. 그들은 알아보겠다고 하더니 약 150명이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나는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 그들(이란)은 무인기를 격추했고 내가 `실행하라`고 말한 뒤에 30분 내로 150명의 사망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게 비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찰국가 역할에 대한 회의감을 표명하며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등지의 주둔 미군 철수 및 감축을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을 통한 개입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일촉즉발의 중동 정세 속에서 상황 변화에 따라 군사 대응 카드에 기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미국과 이란 간 고조된 긴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을 겨냥한 제한적인 타격을 준비했으나 공격 실행 전 갑작스럽게 취소됐다는 사실은 NYT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NYT의 보도마다 `가짜뉴스`라고 공격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NYT의 보도를 인정한 셈이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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