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이 지속하는 데 따라 하락했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6달러(1.9%) 하락한 53.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전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미국은 중국에 오는 9월부터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했고, 이에 대응해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양국 무역전쟁이 격화해 환율전쟁으로도 비화하려는 양상이다.
이날은 미·중 양측에서 다소 유화적인 움직임이 나오기도 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협상에 열린 자세이며, 중국과의 협상에 따라 관세도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7위안선 아래로 정하고, 오는 14일 홍콩에서 300억위안(약 5조1천억원) 규모의 중앙은행 증권을 발행키로 하는 등 위안화의 가파른 절하는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트윗을 통해 중국 등 세계에서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면서 미국은 강한 위치에 있다고 주장하는 등 강경한 스탠스를 이어갔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중국의 인권 운동가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인권 침해 문제와 관련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보도가 나온 점도 위험 요인이다.
이에따라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상승 출발했다가 장중 한때 하락 반전하는 등 변동성이 여전하다.
양국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원유 수요도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로버트 맥낼리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관세 발표는 경기 둔화 망령을 되살렸으며, 원유 수요에 대해서도 페스트와 같은 우려를 되살렸다"고 우려했다.
이란 긴장이 지속하는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미국은 우방과 함께 걸프 해역의 선박을 호위하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을 추진 중이고, 이란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위험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한 불안을 지속해서 표하고 있다.
오일 프라이스 인포메이션 서비스의 톰 클로자 글로벌 대표는 "원유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가솔린 수요다"면서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어떤 징조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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