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공격적 치료를 통해 혈압을 크게 낮추어야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된 뇌 병변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신경장애·뇌졸중 연구소(NINDS) 임상연구실장 클린턴 라이트 박사 연구팀은 고혈압을 공격적 약물치료를 통해 최고혈압인 수축기 혈압을 120mmHg 이하로 낮추면 뇌의 백질(white matter)에 나타나는 병변의 증가를 크게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3일 보도했다.
`수축기 혈압 조절 실험`(SPRINT: 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에 참가한 고혈압 환자 449명(50세 이상)을 대상으로 3.3년 동안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수축기 혈압을 140mmHg 이하로 낮추는 표준 치료를, 다른 그룹은 120mmHg 이하로 떨어뜨리는 공격적 치료를 시행했다.
이와 함께 실험 시작 전후에 MRI 뇌 촬영을 통해 백질에 나타난 병변 부위의 총 용적(total volume)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비교했다.
그 결과 표준 치료 그룹은 백질 병변 용적이 평균 1.45㎤ 증가한 데 비해 공격적 치료 그룹은 0.9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뇌는 겉 부분인 피질과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gray matter),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white matter)이라고 불린다.
백질은 신경세포(뉴런)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축삭돌기(axon)라고 불리는 수십억 개의 가느다란 신경섬유로 구성돼 있다. 신경섬유는 축삭돌기를 보호하고 전기신호의 흐름을 촉진하는 수초(myelin)라는 하얀 지방 코팅으로 뒤덮여 있다.
백질에 병변이 발생하면 MRI 상에서 밝은 하얀색으로 나타난다. 이는 수분 함량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뇌 깊숙이에서 발생한 여러 형태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다.
수초의 두께가 얇아지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아교세포의 손상 반응 증가, 뇌혈관의 누출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들을 모두 고혈압과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앞서 고혈압의 공격적 치료는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새로운 연구결과는 고혈압의 공격적 치료가 고혈압에 의한 뇌 병변의 확대를 억제해 치매 위험도 낮출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8월 13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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