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수출 규제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반도체 소재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탈일본 정책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국산화 수혜주 찾기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주가 레벨업이 이뤄졌습니다. 지금은 국산화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측면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제 수혜 업체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정세미: 그런데 문제는 실제 국산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꽤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최성환: 일단 대체 가능한 소재를 개발했다면 그 제품에 대한 성능 테스트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는 이런 대체 가능한 소재 및 부품을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시험해볼 테스트베드가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수원, 대전, 대구 등 지역에 10여개의 공유 테스트베드가 존재하고 있지만 대부분 2005년 즈음에 지어져 노후화되었고, 현재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대량생산을 위해 웨이퍼 크기가 12인치가 주를 이루는데, 해당 테스트베드의 장비는 6인치, 8인치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일본이 집중 제재를 가하고 있는 포토레지스트는 12인치 웨이퍼용입니다. 따라서 포토레지스트의 국산화를 위해서는 12인치 공정 테스트베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중 6%만이 자체 12인치 테스트베드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소재, 부품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해 이런 테스트베드가 없어 테스트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정세미: 당장 정부는 내년부터 투자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 현실이 이렇다면.. 그 또한 어려운 일 아닐까요?
최성환: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부터 매년 1조원씩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에 예산을 편성합니다. 정부에서도 테스트베드 설치를 위한 계획도 밝혔는데, 문제는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든다는 점입니다. 앞서 설명한 일본에서 규제 중인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이를 평가하기 위한 노광장비 하나를 들이는데 2천억원이 소요됩니다. 정부에서도 고심을 하고 있는 부분이며, 이번 반도체 국산화 예산 세부 시행계획이 9월 2일 일본의 국무회의가 끝난뒤 발표될 예정으로 있어 주목됩니다.
정세미: 그렇다면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요?
최성환: 정부에서도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제시하는 것은 바로 반도체 중고 장비를 활용하는 것 입니다. 반도체 중고장비는 신제품 대비 최대 90~95% 가량 할인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예산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신속한 설치가 가능해 빠른 작업 투입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 글로벌 1위의 반도체 중고장비 거래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세미: 반도체 중고장비 거래 플랫폼이 되고 있는 그 기업이 어딘가요?
최성환: 서플러스글로벌이라는 업체입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2000년에 설립된 글로벌 1위의 반도체 장비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2017년 코스닥에 상장되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종합반도체 업체들이 사용하다가 신공정 도입 등으로 인해 매각된 제품을 매입했습니다. TSMC, DB하이텍 같은 비메모리 파운더리에 재판매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또 기존의 제품을 고객사의 니즈에 맞게 리펍하고 컨버젼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동사는 이번 정부의 국산화 정책 시행으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는데 동사가 보유중인 재고자산의 상당부분이 12인치 장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테스트 장비는 여기서 다 조달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동사는 자체적으로 12인치 테스트베드가 포함된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음. 그동안 부동산 개발 허가 문제, 환경규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었는데 정부의 반도체 설비 관련 예비타당성 면제 등이 시행되면서 9월 착공식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정부를 비롯한 관련 업체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주목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정세미: 그렇다면 실제로 이 기업, 실적은 괜찮았나요? 상당한 모멘텀은 예상되지만, 그동안의 성과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최성환: 반도체 관련 업체들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 실적 안좋습니다. 지난해 3분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방업체들이 신규 투자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반기들어 한일간의 갈등으로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전방업체들의 재고도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판단되면서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 상반기까지는 저점을 통과하는 구간으로 판단됩니다.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올해까지는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2020년에는 다시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매출액 1,405억원(+18.8%, YoY), 영업이익 200억원(+234.2%, YoY)으로 고성장이 기대됩니다.
정세미: [트렌트로 읽는 투자] 여기까집니다. 함께해주신 최성환 대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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