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한 삼성·SK…문 열린 탈 일본 시대

이지효 기자

입력 2019-08-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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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오늘로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수출 우대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지 20여 일이 지났는데요.

    한국경제TV에서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발효를 앞두고 경제, 산업 전반을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일본 수출 규제의 '첫 타깃'은 한국 경제성장을 이끈 중추산업이자 '산업의 쌀'인 반도체였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국산화와 수입국 다변화를 꾀하며 '반도체 강국'의 면모를 드러내는 모습입니다.

    첫 소식,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일본이 수출 규제에 돌입한지 사흘 만인 지난달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태 수습을 위해 급하게 일본으로 출국했습니다.

    규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역시 일본행을 택했습니다.

    기업 총수와 사장들이 직접 나서 고객사를 안심시키고 핵심 소재 물량 확보에 나선 겁니다.

    <인터뷰> 조경엽 /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재계 총수들이 일본과 쌓아놓은 인맥을 활용해서 소재를 확보하는 노력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요처에서도, 수요처에서 동요가 발생하면 공급하는 입장에서도 난감한 문제거든요."

    고객과 협력사들을 안심시킨 이후 나온 우리 기업들의 대응 카드는 '탈 일본'

    언제 공급이 끊길지 모르는 핵심 소재의 국산화와 수입국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그 속에는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담겼습니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외에서 생산하는 고순도 불화수소와 관련된 각종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인터뷰> 송명섭 /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우리나라 회사들이 진출한 지가 40년 이상이 되었기 때문에 그만큼 충분히 경험과 노하우 같은 것들이 쌓였습니다.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서 1년~2년 앞선 상황이고요."

    예상 밖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한국 반도체에 오히려 일본기업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최대 고객이 우리나라인 만큼 매출 감소는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신용평가사에서도 장기적으로 일본 업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위기를 맞은 일본 기업들은 일본 정부 방침과는 반대로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 공급을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 1위 다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지만, '탈 일본'의 길은 아직 멉니다.

    국산화나 소재 다변화에는 시간이 걸리는 데다,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인 일본을 아예 배제할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안기현 /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

    "이 시대는 글로벌 밸류체인이 정착됐습니다. 이걸 완전히 탈피할 수는 없고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제조 기술은 글로벌 톱이지만 소재, 부품, 장비에 있어서는 그만큼 성장을 못했습니다. 앞으로의 숙제죠."

    일본의 수출 규제가 위기가 아닌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새 동력을 키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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