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생활하는 `템플스테이`가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국내 연구팀이 의학적으로 증명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팀은 2014∼2015년 지리산 대원사의 3박 4일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장인 5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총 두 그룹으로 나눠 33명은 사찰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17명은 같은 장소에서 숙식하지만 자유롭게 생활하도록 했다. 이후 두 그룹 간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에 잘 견디게 해주는 지표인 `회복탄력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회복탄력성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참선을 비롯한 명상 등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회복탄력성 변화가 단순히 심리적 변화인지 뇌의 변화로 인한 것인지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기능성 뇌 자기공명영상(fMRI)과 확산텐서영상(DTI) 연구를 추가로 실시했다.
그 결과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참여하지 않은 그룹보다 디폴트모드 네트워크의 기능적 연결성이 더욱 강화됐다. 디폴트모드 네트워크는 휴식을 취할 때만 활성화되는 뇌 부위들의 연합이다. 이는 뇌가 깊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전두엽과 두정엽 사이 그리고 뇌의 좌·우반구를 연결해주는 백질다발의 연결성이 향상됐다. 이는 뇌를 변화시키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 정신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가 많은 시대에 자신의 정신건강을 스스로 다스리는 방법으로 템플스테이가 유용하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며 "향후 템플스테이를 정신질환의 발병을 예방하거나 새로운 치료법으로 모색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사업의 후원으로 서울대병원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건강과의학`(Psychology Health & Medicine)`, `신경과학프론티어스`(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 등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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