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무역갈등의 파고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다른 급의 미·중 무역협상이 이날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중의 9월 협상 재개 약속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다른 급의 협상이 오늘 잡혀 있다"며 "우리는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주체가 누구인지,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한다는 것인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도 중국 측과의 통화 계획에 관한 로이터 통신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간 미·중 무역협상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및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과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 사이에서 이뤄져 왔다.
중국은 다른 급의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른 급의 대화`에 관해 묻자 "중국과 미국 무역협상단은 계속 소통을 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미국이 성실히 대화에 임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중국과 마주 보고 가기를 바란다"면서 "또 평등과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그들은 정말로 거래를 하고 싶어 한다"면서 "그 이유는 일자리 수백만개와 기업 수천개를 잃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25년 동안 미국을 뜯어먹었다"며 "나는 오래전에 그 얘기를 했고, 아마도 그것이 내가 대통령으로서 여기 있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갈등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점점 부유해질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무역전쟁 자제를 촉구한 공화당의 팻 투미 상원의원을 향해서도 "투미는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 것이냐, 두 손을 들고 중국에 계속 속여먹으라고 하라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미 대선의 초박빙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인 투미 의원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무역의 불확실성이 경기 침체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관세와 보복관세가 미 경제를 해친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갈등은 최근 맞불 관세로 악화일로였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만간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협상 재개 시점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 관보 공지를 통해 9월 1일부터 3천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일부 품목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예고했던 10%에서 5%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로 휴대전화 등 나머지 품목들에 대해선 12월 15일부터 15% 관세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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