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전쟁해 독도 찾자" 의원 망언에 침묵

입력 2019-09-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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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전쟁으로 독도를 되찾자`는 자국 국회의원의 도발적 망언에 대해 논평을 피하며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같은 의원이 지난 5월 일본이 `북방영토`라 부르는 남쿠릴열도 4개 섬을 두고 비슷한 망언을 했을 때 "진정 유감"이라며 서둘러 러시아 달래기에 나섰던 것과 달리 독도에 대한 망언은 방조한다는 인상을 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소속 마루야마 호다카(丸山穗高·35) 중의원 의원이 지난달 31일 독도를 "전쟁으로 되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라고 트위터에 쓴 것에 관해 "개개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부가 논평하는 것은 삼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국회의원들이 독도를 방문한 것에 대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가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하게 일본 고유의 영토인 점에 비춰보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스가 장관의 이날 발언은 마루야마 의원이 지난 5월 쿠릴 4개 섬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쟁을 해서라도 되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했을 때 했던 반응과는 딴판이다. 쿠릴 4개 섬은 러일간 영토 갈등 지역으로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스가 장관은 이 발언이 알려진 지난 5월 1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진정으로 유감이다, 정부의 입장과 전혀 다르다"며 "외교 협상에 따라 `북방영토` 문제의 해결을 지향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에서도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마루야마 의원을 재차 비판하며 러시아 달래기에 힘을 쏟았다.
스가 장관이 마루야마 의원의 비슷한 발언 중 독도 관련 발언에 대한 비판에 소극적인 것은 유독 한국에 대해 고자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외교 행태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마루야마 의원의 독도 망언에 대해 일본 정부와 정치권이 어떤 대응을 할지가 일본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데 얼마만큼 성의를 가졌는지를 판별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쿠릴 관련 발언이 나온 뒤 비판이 쏟아지자 일본 중의원은 마루야마 의원에 대한 규탄결의안을 가결한 바 있는데, 이번 `독도 전쟁` 망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비슷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고 있다.


(망언 올린 일본의원 트위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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