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폐업 먹구름…"일감은 없는데"

입력 2019-09-06 17:53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건설업체.

    부동산 종합개발회사인 이 곳은 지난달 12일 폐업 신고를 했습니다.

    [인터뷰] A 건설 관계자

    "폐업신고 했어요. 그쪽에 계셨던 분들도 다 퇴사하시고 안 계셔서. 그 쪽으로는 현장이 없으니까…."

    같은달 23일. 국내 한 건설사의 계열사인 이 곳은 일감 부족으로 시공 사업을 그만뒀습니다.

    [인터뷰] B 건설 관계자

    "시공을 하려고 하면 기본적으로 건축사, 기술자들을 몇 명 이상 보유해야 하거든요. 일은 없는데 계속 고용이나 외적인 건 나가야하지 않습니까. 시행·시공을 하다가 시공(면허)은 반납한 겁니다."

    창호나 온돌을 전문으로 하는 이 곳도 공사대금을 지불 못해 지난 3월 폐업했습니다.

    일감 부족에 재무 부담 등으로 폐업하는 소규모 건설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폐업 한 종합 건설업체는 150여곳. 지난해보다 20% 넘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종합 건설사보다 상대적으로 더 영세한 전문건설업체도 올 들어 폐업수가 증가했습니다.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소규모 업체 뿐 아니라 중대형 건설사들도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경기 남부와 충청 경상도 등 지방 곳곳은 미분양 아파트로 몸살입니다.

    뒤로 보이는 단지는 2010년에 분양했는데 9년째 안 팔리고 남은 빈 집이 있습니다.

    시행사는 분양가 할인에 취득세 지원 등 미분양 해소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심지어 분양 인기 지역인 서울에서도 분양 물량 전체가 팔리지 않은, 미분양 100% 아파트가 등장했습니다.

    주택 사업이 안 좋다보니 건설사들의 일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중견사들이 진행하던 소규모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아파트 300여 가구를 짓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인터뷰] 건설사 관계자

    "가로정비나 미니재건축도 예전에는 대형사에게 소외된 시장이었고, 중견들이 경쟁했던 시장이잖아요. (일감은 없는데) 사람을 계속 돌리기도 해야 하니까."

    밖으로는 해외 사업 부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해외 수주금액은 137억 달러로, 일년 전의 67% 수준에 그쳤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 해외수주 텃밭이었던 중동 수주금액이 4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인터뷰] 신동우 / 해외건설협회 실장

    "상반기 수주액이 전년대비 50% 수준까지 떨어지는 아주 어려운 시기를 겪은 적도 있습니다. 대외적 경제 여건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지 건설업체들도 경쟁력이 상승하고 있고…."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국내 주택사업 악화에 해외 수주 부진으로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

    건설산업 둔화가 거시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이상호 /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부동산 시장도 거시 경제와 무관할 것 같지만 그렇게 보기 어려울 겁니다. 건설 투자가 사실 일자리와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소득, 경제활동 등이 개인 소비자들의 매매 소비와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5%를, 경제성장의 약 40%를 차지한다며 민간 투자 활성화를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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