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인 최종구 위원장이 9일 2년여 간의 금융위원장직을 마무리하고 금융위원회를 떠났다.
공직사회에서 늘 `닮고 싶은 상사`로 꼽히는 최 위원장은 재직 기간 동안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지만 `위기관리`를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초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대책, 같은 해 9·13 주택시장 안정 방안 중 금융대책, 올해 초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이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임기 막판 일본의 수출규제와 은행권 DLF사태 등에도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최종구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연 이임식에서 후배들에게 금융의 보편적 원칙을 지킬 것과 금융 혁신을 지속할 것을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정책은 언제나 보편적 가치와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며 "칠흑 같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처럼 두려운 상황에 직면할수록 금융의 핵심 원칙, 시장과 참여자에 대한 믿음을 등대 삼아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시장 참여자를 힘들게 하는 구시대적 형식주의와 근거 없는 시장개입 요구는 늘 경계하고 단호하게 근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어떠한 환경 변화와 어려움이 있더라도 금융혁신의 길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 금융의 미래는 금융혁신에 달려 있다. 세상은 늘 변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재직 기간 성과로는 가계 부채 증가세의 안정적 관리, 인터넷전문은행과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혁신 금융 서비스,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 방안 마련, 외부 감사 독립성 제고 등 회계 개혁,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취약 계층 포용 정책, 금융그룹감독 제도 구축 등을 꼽았다.
최 위원장은 다만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법 개정, 모험자본 확산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 후속 과제와 금융 포용성 강화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등 금융위가 추진한 일부 금융혁신 과제들이 마무리되지 못한 점은 특히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아울러 "최근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고,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인한 피해도 걱정되는 가운데 큰 짐을 맡기고 떠나게 됐다"며 "신임 위원장의 경험과 리더십으로 어떠한 난관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을 안다"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이 돼 지난 2년간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제 인생의 과분한 행운"이라며 "저는 이제 딱히 어려울 것 없는 편안한 생활을 해나가겠지만, 늘 몸과 마음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여러분을 응원 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퇴임 이후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본인이 여전히 고사하는 상태로 전해졌다.
그는 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군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 등을 포함해 장관 및 장관급 인사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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