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윤종신 고별방송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입력 2019-09-12 09:41  


2007년 `라디오스타`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12년을 함께한 MC 윤종신이 끝내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장항준, 유세윤, 김이나, 박재정이 총출동해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고, 그는 마지막까지 웃으며 시청자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 가운데 시청률 역시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하며 그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 연출 최행호, 김지우)는 장항준, 유세윤, 김이나, 박재정이 함께하는 MC 윤종신의 마지막 이야기 `윤.따의 밤` 특집으로 꾸며졌다.
앞서 윤종신은 `이방인 프로젝트`를 선언하며 `라디오스타`를 포함한 모든 방송 하차를 알렸다. 아는 사람이 없는 완전히 낯선 환경에서 느끼는 감정을 곡으로 만들기 위해 이방인의 길을 선택했다고 설명한 윤종신은 "노래로 `힘들다, 외롭다` 했지만 그런 순간들이 많이 없었다. `내가 겪어보지도 않고 외롭다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어 "1990년에 데뷔한 후 본격적인 방송 활동은 2000년대부터 했다. 20여 년 동안 방송 활동을 하면서 (방송에) 안 나온 적이 없었다. 그래서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시간도 필요하겠구나 싶었다"며 "SNS도 한 달 정도 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윤종신에게 평생 받은 빚을 갚기 위해 `라디오스타` 출연을 결심했다는 장항준은 "예능프로그램 초대를 많이 받는데 사실 투자사에서 싫어한다. 근데 윤종신이 마지막 방송이라고 부탁을 해서 고민 없이 알았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윤종신으로부터 25년 내내 내리사랑을 받았다는 장항준은 "같이 청춘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같이 살 때도 많은 지원을 받았지만, 김은희 작가와 어려웠던 신혼 시절 살림살이부터 음식까지 많이 챙겨줬다.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했던 시절 아낌없이 도와주고 지원해준 자체가 고마웠다"고 감사를 전했다.
윤종신으로부터 출연을 부탁받고 흔쾌히 승낙한 유세윤은 "오케이를 하고 난 뒤 생각해보니 녹화까지 10일 남겨두고 나에게 전화를 한 거면 누군가의 대타인 거 아니냐. 그래서 누구냐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라고 했더니 식은땀을 흘리더라"라며 섭외 비화를 전했다.
이어 유세윤은 학창 시절 들었던 윤종신의 음악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요즘 음악은 마음으로 잘 안 들어오는데, 그때 들었던 곡들이 평생 가는 것 같다"고 말해 윤종신을 흐뭇하게 했다.
김이나는 윤종신과 함께 `미스틱스토리`를 이끄는 대표이자 남편인 조영철이 `이방인 프로젝트` 소식을 듣고 자신보다 더 슬퍼했음을 알리며 "남편이 많이 당황하는 편이 아닌데, 윤종신이 나가는 것에 크게 혼란을 느끼다 쿨하게 보내주기로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SNS 중독`처럼 보이는 윤종신을 걱정한 김이나는 "지금 상당히 불안한 것 같다. 예전과 다르게 머릿속 과부하가 온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스스로 알고 쉬신다 해서 다행"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윤종신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리는 게 목표라는 박재정은 윤종신에 대해 "위대하고 멋진 분"이라고 극찬했다. 박재정은 "음악 작업을 할 때 과자나 짠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신다. 외국 음식도 엄청 짤 텐데 걱정이 된다"며 애정 어린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게스트들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했던 MC들과 제작진 역시 윤종신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윤종신을 위해 김국진은 신발을 선물했고, 김구라는 모자, 하와이안 셔츠와 함께 "가서 한 끼 사 먹으라고 신경 썼다"며 100유로를 담은 책을 선물했다. 안영미는 휴대용 비데를 선물로 주며 실용성을 더했으며,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그동안 개근한 윤종신을 위한 특별한 액자를 선물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윤종신의 아내 전미라 역시 깜짝 영상 편지로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내 전미라는 영상을 통해 "우리 가족은 누구보다 오빠가 하는 일 응원하고 지지한다. 가서 많이 생각하고 느끼고 오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그의 앞길을 응원했다.
윤종신은 남겨진 이들을 위해 노래 선물로 아쉬움을 달랬다. 12년 만에 처음으로 `라디오스타` 무대에 오른 윤종신은 `늦바람`을 선곡해 진심 어린 가사와 열창으로 모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결국 다가온 이별의 순간에 안영미는 눈물을 보였다. 김구라는 툴툴대면서도 못내 서운한 마음을 내비치며 완벽한 `츤데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라디오스타`의 맏형 김국진은 "종신이가 옆에 항상 있어 줘서 고마웠다. 종신이는 12년 동안 진짜 멋있는 친구였고, 앞으로도 계속 멋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윤종신은 시청자들을 향해 "그동안 `라스`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것이 너무 영광이고 저의 이야기에 웃어 주시고 공감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했다"라며 "제 노래로 조금 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서 돌아오도록 하겠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마지막까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1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기준 1부가 5.5%를, 2부가 6.4%를 기록했고 최고 시청률 역시 7.0%(23:57, 24:02)를 기록하며 의미를 더했다. 또한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수도권 기준)은 1부가 2.7%, 2부가 3.6%를 기록해 수요일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추석 연휴 첫날인 12일(오늘) 오전 11시에는 웃음 적중률 100% 핵심 장면만 모은 `추석특집 라디오스타 베스트`가 특별 방송된다.
`라디오스타` 윤종신 고별방송 (사진=MBC)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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