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큰손들, 40년만에 최고가에도 金 사재기...이유는

입력 2019-09-18 09:19   수정 2019-09-18 09:22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금 투자관행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세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일본 국내 금값이 40년만의 최고 시세를 보이는데도 팔지 않고 보유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8%→10%)에 따른 차익 기대와 미국의 금리추가 인하 가능성, 노후 생활자금에 대한 불안감이 금 매각을 꺼리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지난 13일 도쿄(東京) 긴자(銀座)의 금방에서 순금 500g을 구입한 지바(千葉)현에 거주하는 60대 부부는 "지금 시세가 높다는 걸 알지만 팔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미중 무역 마찰이 세계 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면서도 "20년 후의 경제환경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 금은 유가증권과는 달리 가치가 제로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으면 안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금 판매상들이 홈페이지에 올리는 금 매입가격은 이달 초 기준 g당 5천500 엔(약 6만 원) 전후다.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엔화 약세가 겹쳤던 1980년 이래 40여년만의 최고 수준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세계경기 둔화 우려와 주식 등의 시세 급변동에 따른 손실을 회피하려는 투자자금이 금으로 유입되고 있다. 금에는 금리가 붙지 않지만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관측도 금 구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에는 금값이 오르면 금괴나 반지, 보석 등을 팔기 위해 금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금값이 오른 2008년의 경우 금시세가 g당 3천500 엔 전후이던 1월에 유력 골드바 업체인 다나카(田中)귀금속은 매입이 판매보다 15% 포인트 높았다.

미국의 금융완화와 유럽의 채무위기로 금융시장이 요동쳐 금 국제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2011년에도 개인의 매각이 두드러졌다. 다나카귀금속의 경우 이해 7월 매입량이 판매량보다 3t이나 많았다. "금값이 오르면 개인은 매각을 우선하는" 경향이 뚜렸했다.

전 같으면 40여년만의 최고 시세를 보이는 요즘이야말로 "금 매각 붐"이 일어나야 하지만 웬일인지 팔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가토 에이이치로(加藤英一?) 다나카귀금속 소매부장은 "개인의 매각이 예상보다 적다"면서 "시세가 높은데도 의외로 일정량을 계속 사들이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점포 판매량은 작년 9월부터 월 1t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기는 하지만 판매량과의 차이는 7, 8월 모두 4t 정도에 그쳤다.

거품 경제기에 구입한 골드바와 보석 등은 아직 시중에 대량 보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시세 상승기때와는 달리 일반 개인들이 내놓는 금출회량이 눈에 띄게 적다.

노후 생활자금에 대한 불안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다. 금융청은 지난 6월 남자 65세 이상, 여자 60세 이상의 무직 노부부가 20-30년을 더 산다고 가정할 경우 공적연금만으로는 최대 2천만 엔이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형 금방 관계자는 "노후에 대비한 자산 형성을 위해 금 투자를 시작한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세계적인 금융완화로 예금금리와 채권이자도 매우 낮아 위험성이 낮은 자산으로 재산 형성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

장래에 대비한 투자로 금을 매입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매달 일정액의 금을 계속 매입하는 `순금적립(純金積立)`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순금적립은 만기가 평균 10년으로 장기보유를 전제로 한 투자다. 미쓰비시(三菱)머티리얼은 6-8월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늘었다. 다나카귀금속도 6월부터 가입자가 늘기 시작했으며, 8월 가입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의 8배로 급증했다.

시세가 올라도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 개인투자가들이 증가하는 것은 가치가 떨어지기 어려운 자산으로 금이 전례없이 투자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가 전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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