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관련주…단기과열 주의보

신재근 기자

입력 2019-09-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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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번지는 모양새인데요.

    이에 따라 방역부터 사료, 육류까지 관련주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비상이라고 하죠?

    <기자>

    네, 어제(25일) 인천 강화군의 농가 두 곳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데 이어 오늘 오전 강화에서 또 확진이 나왔습니다.

    지난 17일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으로 발생한 이후 벌써 9번째 확진 판정인데요.

    여기에 어제 오전 경기도 양주와 연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어제 정오를 기해 종료될 예정이었던 전국적인 돼지 이동중지명령을 이틀 더 연장했습니다.

    <앵커>

    돼지열병 발생 초기이긴 하지만 향후 사태가 악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국내 돼지가 절멸하게 되면 특히 양돈업체와 운송업체가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데요.

    KB증권은 국내에서 돼지열병이 확산할 경우 내년 이내에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내 소비자물가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1.2%임을 감안 시 약 0.3%-0.5%p 물가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돼지열병에 따른 공급 부족 사태는 중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5,451만톤으로 이는 세계 전체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돼지열병의 영향으로 지난 8월 기준 중국의 사육 돼지는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습니다.

    이렇듯 수급이 불안정하다 보니 중국은 미국 등 해외에서 돼지고기를 수입해 수급 균형을 맞춰야 하지만 워낙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량이 많다 보니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1년 전과 비교해 70% 폭등했습니다.

    <앵커>

    이처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인을 중심으로 이들 관련주에 대한 매수세가 유입됐는데요.

    이 중 양돈 사업을 하는 우리손에프앤지는 지난 10일간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 중에 하나입니다.

    개인은 지난 17일부터 어제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우리손에프앤지를 418억원어치를 순매수 했습니다.

    여기에 우리손에프앤지의 최대주주인 이지바이오 역시 개인이 248억원어치를 순매수 했고, 방역 관련주인 백광소재와 코미팜 등에도 개인의 매수가 이어졌습니다.

    이 영향으로 관련주 대부분의 주가는 폭등했습니다.

    특히 자회사인 넬바이오텍이 동물 의약품 사업을 하는 점이 부각돼 돼지열병 테마주로 분류된 체시스는 10일 동안 주가가 187%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백광소재와 마니커는 모두 주가가 66% 올랐고 한일사료와 사조오양, 우리손에프앤지 등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어디에 있나요?

    <기자>

    먼저 돼지 사료 관련주부터 보면요.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원인 중에 하나로 알려진 잔반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질병은 오염된 잔반을 돼지가 섭취할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양돈업체들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잔반 급여를 줄이고 사료 급여를 늘릴 것이란 기대감이 돼지 사료주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돼지 농장이 사료 급여를 늘리면 사료 관련 업체들의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현대사료와 우성사료, 한일사료, 팜스토리, 우리손에프앤지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돼지열병 장기화에 따른 직접적인 돼지 살처분 피해를 입을 경우 오히려 양돈 업체의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어 방역과 소독 관련주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돼지열병 권고 소독제를 시판 중인 업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미팜과 우진비앤지, 제일바이오, 체시스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대체육류 관련주는 향후 돼지고기 공급 부족과 그에 따른 가격 상승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요.

    증권업계에선 돼지고기 대체재 관련 기업인 하림과 마니커, 정다운, 신라에스지, 사조오양 등을 꼽았습니다.

    <앵커>

    향후 증권업계에선 이들 업체의 주가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추가적인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2주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앞으로 돼지열병 관련주의 주가 변동폭 확대를 예상하고 나섰습니다.

    즉, 확진 지역이 늘면 늘수록 그만큼 이슈에 따라 관련주의 주가는 더 뛸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특히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공급 감소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대목인데요.

    실제로 축산유통종합정보에 따르면, 전국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평균 경매 가격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직전 kg당 4,403원에서 25일엔 5,097원으로 올랐습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돈육/가금류 업체의 주가는 적절한 밸류에이션 레벨을 찾아가기보다는 생물자산의 시세에 따라 방향성이 변화되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증권업계 안팎에선 그간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공급 과잉 상황이었다며 앞으로 돼지고기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이들 업체에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무엇보다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장중에 상승과 하락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데요.

    특히 최근엔 이들 회사의 최대주주가 주가가 높아진 틈을 타 장내에 물량을 대거 팔아치우는 일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실제로 백광소재와 이글벳, 우리손에프앤지 등에서 최대주주 일가의 매도가 이어지며 주가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우리손에프앤지와 고려시멘트의 대주주는 640만주와 288만주를 각각 팔아치웠습니다.

    또 이들 테마주를 중심으로 공매도 물량이 출회되고 있는데요.

    최근 10일간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공매도 물량 상위 10개 기업에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주가 3개나 포함됐습니다.

    이 중 이지바이오는 공매도 비중이 13%까지 늘어난 상태이고, 체시스와 팜스코 등도 공매도량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보통 공매도가 가격 하락을 염두해 두고 이뤄지는 만큼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렇게 주가 변동폭이 확대되다 보니 한국거래소는 백광소재와 신라에스지, 이글벳, 체시스 등 돼지열병 관련주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습니다.

    따라서 묻지마 투자보단 관련 상황을 꼼꼼히 모니터링 하고 기업의 실적 등도 따져서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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