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재 선박에 '위험물질' 많이 남아...소방관 건강도 비상

입력 2019-09-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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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18명이 발생한 울산 염포부두 석유제품운반선 불이 18시간 30여분 만에 꺼졌으나 사고 원인 조사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화재 선박에 위험물질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안전이 확인돼야 합동감식이 시작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29일 오전 5시 25분께 2만5천881t급 케이맨 제도 선적 석유제품운반선인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10시 51분께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뒤 18시간 30여분 만이다.
불은 꺼졌으나 아직 선체에 열기가 남아 있는 데다가, 화학물질 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원인 조사 착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화재 당시 이 배에는 석유화학제품 14종 2만7천t가량이 실려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소방본부는 위험 요소가 완전히 제거된 것을 확인한 후에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 폭발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9번 탱크에선 흡입 시 독성이 매우 강한 스티렌 모노머(SM)가 대량 유출됐다.
또 9번 탱크 옆에 있는 10번 탱크에는 흡입이나 피부 접촉을 통해 신체에 흡수되면 신경계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인화성 액체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889t이 저장돼 있어 소방당국은 이 탱크 파손 여부를 정밀 조사 중이다.
게다가 불이 번진 선미 선실 쪽과 가까운 12번과 13번 탱크에는 흡입이나 피부 흡수 시 치명적일 수 있는 에틸렌디클로라이드(EDC)가 1만t가량 저장돼 있다.
에틸렌디클로라이드 증기는 공기와 섞여 폭발성 혼합물을 형성할 수 있어 소방당국이 선미 선실과 탱크 사이 격실에 냉각수 400t을 주입해 확산을 방지하기도 했다. 완전히 진압된 이후인 29일 오전 9시 50분께 중앙119구조본부 등이 사고 지점에서 유해가스를 측정했을 때 스티렌 모노머 수치가 국내 허용기준(20ppm)보다 6배 가까이 높은 118ppm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현장 소방관들에게서 건강 이상 증세 등이 있으면 검진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종근 울산소방본부장은 이날 현장을 찾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선박 탱크 내 화학물질 때문에 진화 중에도 2차례 폭발이 있었다"며 "스티렌 모노머가 계속 나오고 있으나 추가 폭발이나 화재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했다.
진 장관은 "인명을 구조할 때는 위험 부담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소방관과 해경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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