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3시간 동안 껴안고 버틴 80대 부부…주민 신고·구급대원이 살렸다

입력 2019-10-07 21:26  


태풍 `미탁`이 강타한 지난 3일 새벽, 턱밑까지 물이 차오른 침수 주택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노부부가 건강하게 퇴원해 소방대원들의 구조활동에 보람을 더하고 있다.
7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3일 새벽 3시 6분께 삼척시 원덕읍 마을 일대가 집중호우로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하던 중 "이웃 중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와 연락이 되지 않고, 피신 여부를 알 수 없다"는 119 신고를 접수했다.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노부부 주택은 산에서 내려오는 토사와 빗물로 지붕 아래까지 잠겨 있었고, 물살마저 강해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삼척소방서 김흥묵 소방위와 정선희 소방장, 남동림 소방교는 지붕을 타고 올라가 집 주변을 찾던 중 집 뒤편에서 송모(88)씨와 아내 주모(87)씨를 발견했다.
송씨 부부는 물이 가슴까지 잠긴 상황에서 집 밖 벽면에 붙어 벌벌 떨며 서로 껴안고 있었고, 아내 주씨는 한손으로 밧줄을 잡으며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대원들은 송씨 부부를 업어 지붕 위로 안전하게 구조, 다른 대원들 도움으로 지휘차로 옮긴 뒤 동막 IC로 이동해 구급차에 송씨 부부를 인계했다.

3시간 동안 비를 맞았다는 송씨 부부는 체온 측정이 되지 않을 정도로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있었으나 다행히 혈압이나 맥박 등은 양호했다.
구급대는 차량 난방기와 모포로 송씨 부부의 보온조치를 하며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 도착 전까지 송씨는 34.3도로 체온이 떨어져 있었고, 주씨는 체온이 측정되지 않았다.
송씨 부부는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다음 날 퇴원해 현재 횡성에 사는 아들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위 김모씨는 "당시 불어난 물로 장인·장모 집에 접근할 수가 없어 걱정이 컸는데 119에서 구조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김흥묵 삼척소방서 119구조대 팀장은 "건강하게 퇴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잠시 먹먹해졌다"며 "안전하게 구조하게 돼서 구조대원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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