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코리아 '흔들'…인텔·TSMC에 추월 허용

입력 2019-10-28 07:32   수정 2019-10-28 10:30

중국, 반도체 굴기 본격화...34조 펀드 조성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올들어 실적 `다운턴(하락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에 미국과 대만 경쟁업체들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또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의 `굴기`를 위해 총 289억달러(2천42억위안·33조9천430억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메모리 편중`에서 벗어나 시스템 반도체와 차세대 메모리 육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등에 따르면 대만 TSMC(17일), 미국 인텔(24일), SK하이닉스(24일)가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실적 확정치를 공시하면서 반도체 등 사업부문별 성적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관련 투자보고서를 낸 국내 10개 증권사의 반도체사업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16조6천270억원과 영업이익 3조3천400억원이다. 전망치대로라면 영업이익률은 20.1%로, 지난 2014년 2분기(19.0%)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8천388억원과 4천726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6.9%에 그쳤다.

두 회사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률이 각각 51.7%와 51.5%에 달하며 글로벌 업계에서도 최고 `알짜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반면에 인텔과 TSMC는 지난해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올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률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텔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률이 26.1%에 그쳤으나 3분기(33.3%)에는 다시 30%대에 안착했고, TSMC는 1분기(29.4%)에 20%대로 떨어진 뒤 3분기에는 36.8%에 달하면서 작년 평균(37.2%)에 육박했다.

특히 3분기에 인텔의 실적은 역대 3분기 기준으로 신기록이었고, TSMC는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반도체 코리아 연합군`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인텔은 지난 2017년과 지난해 삼성전자에 뺏겼던 `글로벌 반도체 권좌`를 올해 탈환할 것이 확실시된다.

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3분기 영업이익이 1천79억대만달러(34억6천만달러·약 4조1천억원)으로, 삼성전자를 추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올 연말까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조짐이 없어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지난해까지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1년 만에 `급전직하`한 것은 `메모리 편중`에 따른 부작용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인텔과 TSMC도 영향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덕분에 특정 제품의 가격 급락에 따른 충격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제품 가격이 점차 회복되겠지만 차제에 이런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메모리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과 동시에 제품 다변화와 차세대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했으며, SK하이닉스는 P램과 R램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박차를 하고 있으나 다소 때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도 반도체 분야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어 반도체 글로벌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2일 정부 지원 형태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했다.

WSJ은 기업등록 자료를 인용, 반도체 펀드에는 국영 담배회사와 중국개발은행 등을 포함해 중앙·지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반도체 펀드는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독립은 물론 글로벌 테크놀로지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계속 추구하겠다는 중국의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WSJ은 반도체 펀드를 "중국의 새로운 군자금"이라면서 "미국의 우려를 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앞서 2014년에도 1천390억위안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한 바 있고, 당시 미국은 이를 두고 자국 업체들에 맞서 중국 기업들에 `불공정한 우위`를 제공하는 `국가 자본주의`라고 비판했다는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2014년 반도체 펀드에 대해 중국 정부가 국가전략목표를 위해 펀드 설립에 깊이 관여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중국 담당 대표보를 지낸 제프 문은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이어진 국가 주도의 관행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WSJ은 잇따른 반도체 펀드 조성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중국이 여전히 주요 반도체기술에서 인텔이나 삼성, 대만의 TSMC 등에 비해 여전히 수년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액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반도체 수입 의존도는 원유보다 더 높다.

중국 측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3천121억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원유 수입은 2천403억달러어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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