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남3구역이 GS건설 경영진 교체를 불안해하는 이유

신인규 기자

입력 2019-12-04 09:21  


연말이면 추위와 함께 기업의 정례인사 바람이 분다. 승진 소식은 자료에 실려 들어오고, 그렇지 않은 소식은 바람결에 들려온다.

GS건설의 자료에 따르면 허창수 GS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부사장은 2020년도 임원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내정됐다. "허명수 부회장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보다 젊고 능력 있는 후배 세대들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 GS건설에 몸담은 지 17년 만에 스스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결심을 한 것"이라는 설명 너머로 오너가 4세의 경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승진인사 뒤에는 떠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1984년에 입사한 우무현 GS건설 사장은 오래 몸담은 주택/건설부문 대표 자리를 떠나 지속가능경영본부의 수장을 맡는다. 우 사장의 빈 자리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규화 전무가 메우기로 결정되었다. 이번 인사로 GS건설의 주택/건설부문의 수장이 사장급에서 신임 부사장급으로 교체된 것이다.

본래 해당 부문을 비롯한 각 부문의 수장은 통상 부사장급이 맡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아니고, 향후 가능할 조직개편의 방향도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GS건설의 설명에도 유독 불안해하는 곳이 있다. 사업 파행을 겪고 있는 한남3구역이 그곳이다.

한남3구역은 단군 이래 강북권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이라는 수식어를 지겹도록 받은 곳이다. 조단위 공사비와 사업비는 차치하더라도, 한남3구역에 자이니 힐스테이트니 아크로니 하는 브랜드가 들어오면 앞으로 예정된 한남4구역 등 다른 개발예정지역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른바 `브랜드 타운` 효과라는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GS건설 뿐 아니라 현대건설과 대림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각사의 명운을 걸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GS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으로 평가받는다. 두바이 버즈칼리파 등에 참여한 세계적 회사들과 협력해 단지를 설계하고, 이를 시공사 입찰이 시작되기도 전에 전격적으로 공개하는 등 의욕적인 면모를 보여왔다. 우 사장은 설계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대한민국 부동산의 판도를 바꾼 반포자이와 경희궁자이를 잇는 자이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것"이라고 천명하기도 했다.

문제는 알려진 대로 건설사 간 경쟁이 과열되며 발생했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이들 건설사들이 수주를 따내기 위한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했다며 입찰 무효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한남3구역에서는 국토부와 서울시의 입찰 무효 결정이 `원천 무효`가 아닌 `잠깐 멈춤`에 가까운 분위기다. 이수우 한남3구역 조합장은 지난달 28일 "총회에서 조합원 여론을 확인한 결과 90% 정도가 수정 제안 등을 통해 현재 건설사들과 함께 입찰을 진행하자는 입장"이라며 "조합원의 의견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조합 입장에서는 언제든 현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와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는데 유력 후보인 GS건설의 카운터파트가 흔들리는 양상으로 보여질 수 있다. 우 사장 뿐 아니라 정비사업 실무를 담당하며 한남3구역 현장을 발로 뛴 다른 임원급도 이번 인사에서 다른 계열사로 전보됐다. 해당 사실을 확인한 조합 일각에서는 "GS건설 내부에서 한남3구역에 대한 끈을 사실상 놓은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부 검토 결과 한남3구역에 사실상 다시 뛰어들기가 어려운 것으로 결론내린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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