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이 밝힌 '김기현 첩보' 전말…SNS 제보받아 경찰 이첩까지

입력 2019-12-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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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 및 측근 비리 의혹을 촉발한 최초의 첩보는 한 공직자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 중인 행정관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로 전달한 제보에서 시작됐다.
청와대는 4일 이런 내용을 포함해 민정수석실이 자체 조사한 김 전 시장과 측근의 비리 의혹 제보 경위 및 후속 처리 과정 등을 언론에 공개했다.
청와대의 설명에 따르면 정부 부처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로 파견돼 근무하던 A 행정관은 2017년 10월 스마트폰 SNS 메시지를 통해 김 전 시장의 의혹 등과 관련한 제보를 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제보자 역시 공직자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A 행정관 말에 의하면 두 분(A 행정관과 제보자) 다 공직자로,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 캠핑장에 갔다가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보자가 특정 정당 소속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애초 제보자는 같은 내용을 2016년에도 제보했으나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이 아니었던 A 행정관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 청와대에 근무하며 같은 내용의 제보를 받은 A 행정관은 이를 자신의 이메일로 전송한 뒤 내려받아 문서 파일로 요약하고 편집해서 제보 문건을 정리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과정에서 새로이 추가한 비위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A 행정관이 특별감찰반 소속이었다면 일정한 보고 양식을 따랐을 텐데 이분은 특감반원이 아니어서 제보 내용을 보기 좋게 정리했을 것"이라며 "제보 원문은 난삽하고, 한참 생각해야 맥락을 알 정도"라고 부연했다.
A 행정관은 이번 자체 조사에서 `보고 계통을 통해 민정비서관에게 보고됐을 것이고, 추가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보고를 받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이를 반부패비서관실로 이첩한 것으로 보이지만, 백 전 비서관은 이 과정을 뚜렷이 기억하지 못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고 대변인은 "백 전 비서관은 이런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나 `제보 내용이 비리 의혹에 관한 것이어서 소관 비서관실인 반부패비서관실에 전달하고, 반부패비서관실이 이를 경찰에 이첩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내 비서관실에는 제보와 민원이 쇄도한다"면서 "민정비서관실에서 (당시 제보가) `크리티컬`(결정적) 이슈였으면 기억했을 텐데 A 행정관도 자신이 제보 문건을 작성했다는 걸 뚜렷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저희도 문제가 제기됐을 때 어떻게든 확인하고 싶었는데 실제로 다들 기억을 못 해 답답해했다"면서 "며칠 동안 편철된 서류를 뒤져서 이첩된 문건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일상적인 과정에 따라 첩보가 이첩된 것이라고밖에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경찰에 제보를 이첩한 뒤로는 해당 사안을 특별히 관리하는 차원으로 받은 보고는 없다며 `하명 수사`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찰이 2018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김 전 시장 비위 수사와 관련한 보고를 9차례 했다`는 의혹에 대해 "의도가 있는 잘못된 `리크`(흘리기)"라며 "민정비서관실이 받은 보고는 9번째 것 한 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전에 받은 보고는 정기적으로 반부패비서관실로 오는 보고였다"면서 "해당 수사 상황을 달리 취급해서 보고를 요구하거나 반부패비서관실이 정리해 민정비서관실과 공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주장은 백 전 비서관이 해명한 내용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어 논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백 전 비서관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관련 제보를 단순 이첩한 이후 그 사건의 처리와 관련한 후속 조치에 대해 전달받거나 보고받은 바조차 없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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