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일괄규제…증권가 '비상'

방서후 기자

입력 2019-12-12 11:19   수정 2019-12-12 13:57

    <앵커>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 금융에 열을 올리면서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금융투자업계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증시 위축으로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면서 체질 개선을 도모했을 뿐인데, 다소 뜬금없는 규제라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어떻게 된 사연인지, 증권부 방서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이번에 금융당국이 내놓은 규제 내용부터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5일이었죠. 금융위원회가 부동산PF 건전성 관리 방안을 확정하면서 증권사의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 100% 이내로 하도록 했습니다.

    또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 투자은행(IB)에 대해 부동산대출을 신용위험액 특례 대상에서 배제하고, 일반 증권사와 동일하게 영업용순자본에서 전액 차감하기로 결정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쉽게 말해 가진 만큼만 돈을 빌려주란 얘깁니다.

    <앵커>

    어쨌든 최근 몇 년 간 부동산PF 시장이 급성장한 것이 이번 대책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잖아요?

    도대체 증권사들이 어떤 식으로 돈을 벌길래 규제 바람을 몰고 온 건지가 궁금한데요.

    <기자>

    PF는 미래에 발생할 현금흐름을 담보로 부동산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입니다.

    이를테면 아파트를 짓는다고 했을 때, 땅을 확보한 시행사가 시공사와 PF를 꾸려 대출을 받고, 공사가 끝난 뒤 분양대금으로 상환하는 겁니다.

    그런데 보통 우리가 집을 살 땐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잖아요. 바로 여기서 증권사가 개입하게 됩니다.

    미래에 발생할 현금흐름이라는 게, 사실 담보로서 실체가 없지 않습니까. 분양이 잘 안 될 수도 있고요.

    바로 그런 위험을 대비해서 증권사가 유사시 빚을 대신 갚아주기로 하고 보증을 서고, 수수료를 챙깁니다.

    보증을 서는 것만으로도 3% 정도의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가령 천억원 규모 PF 대출의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면, 증권사는 앉은 자리에서 30억원을 버는 겁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13년 10조6천억원 정도였던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가 올해 6월, 26조2천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앵커>

    대책이 나오면서 일부 증권사 주가가 한 때 급락하기도 했잖아요?

    그만큼 우리 금융투자업계의 성장 여력에도 직격탄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메리츠종금증권(192%), 한국투자증권(62%), NH투자증권(40%), 미래에셋대우(27%) 순으로 높습니다.

    대책이 자기자본의 100% 이하로 채무보증 한도를 맞추라고 했으니까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채무보증액이 약 7조6,700억원인데, 자기자본은 3조5,200억원 정도거든요. 약 4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겁니다.

    <앵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고요?

    <기자>

    증권가에서는 그야말로 갑자기 뺨을 맞은 것 같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초대형IB를 키운다고 해놓고 시장을 키워놨더니 칼을 대는 격이니까요.

    앞서 언급드렸던 메리츠종금증권만 하더라도 여태까지 별다른 사고가 터진 적이 없고, PF 대부분이 안전한 선순위 대출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설령 사업장이 잘못돼 반토막 나더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이번 규제 여파로 위험 수준이 더 높은 비상장주식, 메자닌, 해외 특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에까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부동산 PF가 위축되면 금융비용이 늘어 결국 아파트 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공급 부족을 야기해 주택 가격을 더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을 소지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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