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투자성적표 'R'이 결정한다

최진욱 기자

입력 2020-01-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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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 해 동안 불황(Recession)을 뜻하는 `R의 공포`가 지배했습니다.

지난 9월 미국 장기국채금리가 단기국채금리를 밑돌면서 불황이 엄습할 것이라는 공포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실물경제까지 악화되는게 아닌지 패닉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장단기 금리역전현상이 단기간에 끝나면서 안도에 한숨을 쉬면서 한 해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2020년에도 `R(Reflation)`이 투자와 기업실적의 성적표를 판가름 하는 잣대가 될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R`은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서 과도한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 즉 완만한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리플레이션(Reflation)을 말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일본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유로존의 재정지출 논의의 1차 목표도 바로 리플레이션입니다.

적정하게 물가가 올라야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고 이를 바탕으로 정상적인 재정과 통화정책이 가능하다는 공통 인식이 선진국 사이에 만들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혹시 모를 다음 불황에 대비하자는 컨센서스가 만들어졌습니다.

결국 2020년에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물가가 각국의 목표치를 다소 상회하더라도 이를 용인하는 재정,통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글로벌 리플레이션 시대(2001~2002년, 2010~2011년)에는 채권 보다는 주식, 선진국 보다는 신흥국, 안전자산 보다는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기업들도 신규사업 보다는 중복사업이나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거나 통폐합 하고, 이들 자산을 노린 사모펀드의 왕성한 M&A가 진행됐습니다.

2020년 리플레이션이 진행된다면 과거의 패턴이 반복될까요? 아니면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까요?(This time is different?)

만약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단행됐던 실험적인 정책이 재차 추진될 것이고 자산시장과 기업의 경영활동은 앞서 지적한 과거와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은 이래저래 다시 한 번 `R의 시대`가 될 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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