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물러서고 있다"...트럼프 "새 합의 통해 위대한 미래"

입력 2020-01-09 07:17   수정 2020-01-0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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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전날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격과 관련, 즉각적인 대이란 강경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핵 합의 추진 의사를 내비치며 이 경우 이란에 위대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유화적 메시지도 발신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란의 핵 보유를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라며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 군사력을 과시, 경고의 뜻도 분명히 밝히는 등 강온 병행에 나섰다.

이란의 보복시 `불균형적인 방식`의 강력한 응징을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재보복 대신 일단 경제제재를 선택, 한걸음 물러서며 협상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일촉즉발로 치닫던 미-이란간 충돌 위기가 파국을 피하며 가까스로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그랜드 포이어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는 한 이란은 핵무기 보유는 결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미국인도 지난밤 이란 정권의 공격으로 인해 다치지 않은 데 대해 미국 국민은 매우 감사하고 기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상자가 없었다. 우리의 모든 장병은 안전하며 단지 우리의 군 기지에서 최소한의 피해를 입었다"며 예방조치와 조기 경보 시스템 작동 등으로 인해 어떠한 미국민 및 이라크인도 생명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위대한 미군 병력은 어떠한 것에도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은 물러서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관련된 모든 당사국과 전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 국가들은 정확히 말하면 (이슬람 혁명과 테헤란 미 대사관 점거 사건이 일어난) 1979년부터 너무 오랫동안 중동과 그 너머에 대한 이란의 파괴적이고 불안정 행동을 참아왔다. 이러한 날들은 이제 끝났다"면서 "이란은 가장 대표적인 테러지원국이었으며 그들의 핵무기 추구는 문명화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와 관련, "솔레이마니가 최근 미국 표적들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그를 끝냈다"며 "무자비한 테러리스트가 미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중단하기 위한 단호한 결정이었다"고 살해의 정당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러면서 솔레이마니 제거는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당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해선 안 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옵션들을 계속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즉각적으로 살인적인 경제 제재를 이란 정권에 대해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며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이들 강력한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적대행위는 2013년 서명된 바보 같은 이란 핵 합의 이래 상당히 증가했다"며 "우리와 우리 동맹들을 겨냥, 지난밤 발사된 미사일들도 지난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합의로 인해) 가능해진 자금으로 지불된 것"이라면서 전임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한 뒤 이란의 테러행위들을 나열했다.

그는 이란 핵 합의가 곧 만료되면 이란에 핵 개발을 위한 빠른 길을 터줄 것이라면서 "이란은 핵 야욕을 버리고 테러리즘에 대한 지원을 종식해야 할 것"이라며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을 향해 "이들 나라는 이란 핵 합의의 잔재에서 도망쳐 나와 이 세계를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장소로 만들 이란과의 합의 체결을 위해 모두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이 번창하고 번영할 수 있는, 아직 손대지 않은 어마어마한 잠재력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며 이란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유화적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문명화된 세계가 `테러와 살인, 대혼란 작전은 더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하고 일치단결된 메시지를 이란 정권에 보내야 한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중동 문제에 대한 관여 강화를 주문한 뒤 지난 3년간 경제와 미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분야 전세계 1위 생산국 부상 등 에너지 독립을 포함한 치적들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군은 나의 행정부 하에서 2조5천억 달러를 들여 완전하게 재건됐다. 미군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우리의 미사일은 크고 강력하며 정밀하고 치명적이며 빠르다. 많은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 중"이라고 군사력을 과시했다.

다만 "우리가 위대한 군과 장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미국은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인 힘이 최고의 억지"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SIS(이슬람국가의 옛 약칭) 격퇴 및 그 리더인 알바그다디 사살 등을 거론, "ISIS의 파괴는 이란을 위해서도 좋다. 그리고 우리는 이 문제와 다른 공통의 우선 사항에 대해 협력해야 한다"며 이란의 국민과 지도자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이 미래, 그리고 위대한 미래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내적으로는 번영의 미래이자 전세계 나라들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라며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확전 자제 메시지를 사실상 받아들이며 강경 대응 기조에서 선회, 출구 찾기에 들어간 데에는 미국인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미국에 대한 이란의 `제한적 보복` 공격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대이란 경제 제재에 방점을 찍으면서 상승했다.

8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1.41포인트(0.56%) 상승한 28,745.0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87포인트(0.49%) 오른 3,253.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0.66포인트(0.67%) 상승한 9,129.24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500 지수도 장중 고점을다시 썼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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