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조가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 재발방지 약속이 없으면, 그간 암암리에 있었던 인사 청탁 문제를 폭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기업은행 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운영자금 대출이 시급한 중소기업인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이 열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을지로 본점 출근길이 막힌 윤종원 행장은 오늘도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집무실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이 없으면 그동안 암암리에 이루어진 인사 청탁 문제를 폭로하겠다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형선 /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기재부나 금융위에서 인사 청탁을 벌이고 있고, 그것이 부행장, 본부장급까지 만연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번 달 단행돼야 할 임원 인사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자회사 CEO 4명은 이미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기업은행 2인자인 임상현 전무를 비롯해 부행장 5명의 임기도 조만간 만료됩니다.
일선 창구에서도 통상 1월 중순 단행된 인사가 제 때 이뤄지지 않자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당장 자금을 공급받아야 할 중소기업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기업은행 관계자
“직원들이 일에 집중이 어렵고, 여신 의사결정이 뒤로 미뤄지면 결국은 기업들도 적기에 (자금을) 공급받는 것에 차질이 우려됩니다.”
출구 없는 싸움이 계속된다면 윤종원 행장이나 기업은행 노조 모두 수많은 중소기업들을 볼모로 줄다리기를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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