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산 채로 먹어라" 해병대 가혹행위 폭로

입력 2020-01-21 15:30  


해병대 모 부대에서 선임병이 갓 전입해온 신병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고, 잠자리를 산 채로 먹이는 등 가혹행위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 관련 인권단체인 군인권센터(이하 센터)는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가 해병대에서 일어난 엽기적인 가혹행위에 대해 상담 및 지원을 요청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해병1사단 모 부대에 전입한 A이병은 작업 도중 선임 김모 상병으로부터 `너 같은 XX만 보면 화가 난다. 내 밑에 들어왔으면 패서 의가사(의병전역) 시켜 줬을 텐데`, `이렇게 말라비틀어져서 성관계는 할 수 있느냐` 등 폭언과 성희롱을 가했다.
이후 김 상병은 잠자리를 잡아 와 A이병에게 `이거 먹을 수 있느냐`고 묻고, A이병이 `먹을 수 있다`고 마지못해 답하자 `못 먹으면 죽는다`고 협박하며 A이병의 입안에 잠자리를 넣고 먹으라고 강요했다.
센터는 "당시 동료와 선임 해병이 피해자 근처에 있었지만, 가해자를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사건 이후 피해자는 공황발작·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고 군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A이병이 가해자에 대한 신고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외면한 동료들과 `선임을 찌르면 안 된다`고 교육하는 해병대의 악습, 신고 후 예상되는 2차 가해가 떠올라 신고를 주저했다"며 "결국 자살 시도에 이르고 나서야 올해 초 군인권센터에 상담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A이병은 현재 폐쇄병동 입원 후 의병전역해 군을 떠난 상태다. 김 상병은 아직도 복무 중으로, 헌병대 조사를 받고 있다.
센터 측은 "확인된 피해 사실을 바탕으로 가해자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또 "지난해 해병 2사단에서는 후임병을 구타하고 개 흉내를 내게 시키거나, 치약으로 머리를 감기는 등의 가혹행위가 벌어지기도 했다"며 "해당 사건은 군 검찰에서 수사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임태훈 센터 소장은 "군대 내 폭력은 한두 명의 비정상적 가해자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닌, 한국 사회와 군 조직 내에 깊게 뿌리내린 가부장적·초남성적 군대 문화에서 기인한다"며 "장병들에 대한 인권 교육과 지휘 관심은 물론 외부와의 감시·협력이 수반될 때에만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센터 측 주장 내용은 이미 수사 중이며, 법과 절차에 따라 철저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병대 전 부대는 사건·사고 예방을 위한 특단의 기간을 설정하고, 가혹행위·병영 악습·성군기 위반 등 부대 관리 전반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병대 가혹행위 폭로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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