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사태 키운 '뒷북 행정'…중국인 '분노 폭발'

입력 2020-01-2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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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 최전선에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의료진들이 마스크처럼 기본적인 의료 지원 물자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채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한시 당국을 향한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안일한 대처로 사태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 우한시 당국은 환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의료 지원 물자의 확보와 배분이라는 핵심 역할 수행마저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후베이의 소리`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을 치료하는 우한시와 인근 후베이성의 여러 대형 병원들은 의료용 마스크와 고글, 방역복 등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자 직접 긴급 공고를 내고 물품 기증을 호소하고 나섰다.
호소에 나선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 중점 병원인 셰허병원, 우한대학 부속 중난병원, 후베이성 제3인민병원 등 우한에서만 10여곳에 이른다.
병원들이 이처럼 직접 의료 장비 구하기에 나선 것은 현지 정부의 의료 물자 지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대형 보건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받고 있다.
우한에서 100㎞ 떨어진 황스시의 병원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는 SCMP에 후베이성 소도시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면서 "의사와 간호사가 24시간 대기하는 상황에서 각 과에 지급되는 마스크는 매일 다섯 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력과 의료 물자가 턱없이 부족한 우한의 주요 지정 병원들은 환자 폭증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에 오른 동영상을 보면 앞다퉈 자신을 치료해달라며 울부짖는 환자들과 무기력한 표정의 의료진 모습이 담겨있다.
우한시와 후베이성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 무사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다가 사태를 일파만파로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심 한복판인 한커우역 바로 옆에 있는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 각종 야생동물이 불법으로 거래되는 것을 장기간 방치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 장소로 의심되고 있다.
또 중국 당국은 지난 16일부터 예고 없이 우한 등 도시를 봉쇄했지만 이미 춘절를 앞두고 많은 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떠난 뒤여서 뒤늦은 대처라는 지적도 나왔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중국인들의 분노 화살은 일제히 저우셴왕 시장 등 우한시 지도자들에게 쏟아지고 있다.
후베이성 공산당 기관지인 후베이일보 선임 기자인 장어우야는 웨이보에서 "나도 전에는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를 중간에 교체하는 결정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져 가고 있다"며 "우한을 위해서 즉각 지도자를 교체해달라"고 공개 호소했다.
중국에서 핵심 관영 언론 매체 관계자가 공개 발언을 통해 지도자를 공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중국 중앙정부도 자칫 중앙정부와 최고 지도자들을 향해 분노의 화살이 돌아올 것을 우려했는지 우한시 당국자들에게 비난이 쏠리는 상황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 노릇을 하는 환구시보는 최근 칼럼에서 우한시의 초기 대응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면서 이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한 폐렴` 사망자와 확진 환자는 연일 급증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6일 0시 현재까지 전국 30개 성에서 1천975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56명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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