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2% 금융회사 소비자보호 '엉망'…엄정히 제재해야

고영욱 기자

입력 2020-01-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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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국민 10명 중 6명은 금융회사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가 30일 발표한 `2019년 금융소비자 보호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소비자 보호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2.1%, `노력한다`는 37.9%였다.
금융회사의 행태와 윤리의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였다.
상품 판매 후 신경을 쓰지 않는다(73.0%), 사고피해 발생시 책임을 지지 않는다(75.7%), 경영진이 소비자 보호에 관심없다(71.7%) 등의 부정적 답변이 높았고, 금융회사의 윤리의식이 충분한지에 대한 질문에도 `충분하지 않다`가 73.9%였다.
특히 금융 취약계층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조사에선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와 관련해 은행 측으로부터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하고 체크한 부분만 서명하도록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들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체`로 가장 많은 45.4%를 정부 당국으로 꼽으며 이 같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정부의 역할은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인 `상품 선택을 위한 정보제공`(31.5%)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조치인 `엄정 제재`(31.4%)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당국의 금융사기에 대한 대책도 요구된다. 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 파밍 등 금융사기를 당했거나 시도하는 경우를 접했다는 응답은 41.6%였다. 이를 막기 위한 처벌 강화 목소리도 69.6%로 높았다.
응답자 중 30.5%가 금융상품 및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불만족·불합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불편과 불만은 `이해하기 힘든 약관·상품설명서`(88.7%) `과도한 서류 요청`(85.3%) `과도한 대기시간`(65.7%), 상품구매시 불충분한 설명(77.5%) 등의 순이었다.
국민은 보호에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는 `공정하고 이해하기 쉬운 약관`(54.5%)을 꼽았고 `상품정보 적정 제시`(47.9%)가 그 뒤를 이었다.
금융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국민 다수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약관·상품설명서 개선을 통해 수익률 등 상품정보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적극적 사후구제 등을 통한 금융에 대한 신뢰 형성에 금융당국이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조사와 대면 인터뷰 조사를 병행해서 실시했다. 온라인 조사는 한국갤럽이 연령·지역·성별로 비례 배분해 임의추출된 전국 만 19~69세 104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3%p다.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조사는 고령층(6명), 장애인(7명), 청년층(7명)을 그룹별로 나눠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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