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반격 카드...주가는 일단 '화답'

김원규 기자

입력 2020-02-07 10:59   수정 2020-02-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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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이 어제(6일)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습니다.

    어머니와 여동생의 지지로 한숨돌린 조 회장이 이제 반격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는데요.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제 조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안을 내놨죠?

    <기자>

    대한항공이 이사회에서 어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주력사업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송현동 부지와 건물,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됩니다.

    회사의 주요 경영 사안을 사전에 검토할 ‘거버넌스위원회’도 설치해 지배구조의 투명성도 확보합니다.

    이번 개선안은 기존 대한항공의 부채를 줄여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앵커>

    대한항공에서 밝힌 것과 달리, 시장에서는 조 회장에게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죠?

    <기자>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지난 2008년에 2,900억 원을 주고 매입한 바 있습니다.

    7성급 호텔 설립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는 가운데 이는 조 전 부사장이 추진해온 사업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조 전 부사장 측에 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도 지난해 주주총회 때 송현동 부지 매각을 주장해 온 바 있습니다.

    여기에 왕산레저개발은 지난 2014년 조 전 부사장이 땅콩회황 사건으로 퇴직하기 전까지 대표 직을 맡았던 곳입니다.

    결국 이번 재무구조 개선안은 전문경영인 도입 주장으로 조 회장을 압박했던 조 전 부사장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이른 바 '남매의 난'이 더욱 치열한 국면을 맞이한 모양새입니다.

    이날 증시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대한항공은 전날 (6일) 전 거래일 대비 3.85% 상승했습니다.

    남매가 지배구조에 대해 여전히 치열한 싸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회사 차원에선 긍정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 시장이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역시 대한항공과 한진칼도 각각 1% 이상 오르며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입니다.

    <앵커>

    향후 양측의 치열한 지배구조 공방전의 관전 포인트도 짚어주시죠.

    <기자>

    대한항공에 이어 한진칼도 오늘(7일) 이사회를 열어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에 상정한 안건을 심의할 예정입니다.

    이번 이사회에서도 주주친화정책 등이 중심이 된 경영쇄신안이 나올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표심 확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우선 한진칼의 지배구조를 다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현재 조 회장을 비롯한 우호지분은 33.4%고 조 전 부사장은 32.1%, 그외 국민연금(4.11%)과 일반주주 등 기타 지분이 34.5%입니다.

    3월로 예정된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안건통과를 위해선 40%가량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셈입니다.

    양측 모두 최소 7%의 지분을 더 보유해야 한다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양측 모두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경쟁적으로 제시할 전망"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우호지분 확보을 위해 국민연금과 일반주주의 설득이 필요한 만큼 고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이 제시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앵커>

    결국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이 가장 핵심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시장에서는 어떤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나요?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지침 개정으로 국민연금의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은 한진칼 주주총회 안건을 다룰 수 있습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한다는 계획입니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기금운용위의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국민연금 산하에 설치한 3개 전문위원회 중 하나입니다.

    민간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될 이 위원회는 독립적으로 의사를 결정할 권한이 부여됐습니다.

    아직 진용이 짜이지 않았지만 전문위원회는 이달 안에 위원 위촉 등 구성이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이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만큼 다음달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이 사안을 전혀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전면에 나설지는 불투명합니다.

    <앵커>

    조 전 부사장 측은 현재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조 전 부사장 측은 오는 10일까지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이사 후보를 추천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주주제안 내용을 두고 의견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상법상 주주제안은 직전 연도 정기 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 6주 전에 해야 하는 합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오는 15일 시한 직전 일인 14일 전까지 주주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연일 시장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한진가의 주인이 누가 될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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