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너 마저"…리츠, 코로나 '불똥'

방서후 기자

입력 2020-02-11 11:01   수정 2020-02-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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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에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주식 시장이 흔들리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상품 중에 리츠가 있죠.

    소액으로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아 왔는데, 신종 코로나가 이 리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리츠와 코로나.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 건가요?

    <기자>

    아마 뉴스를 통해 접하신 적이 있을 겁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쇼핑몰이라든지, 기타 시설이 방역 작업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물론 영원히 문을 닫는 건 아니죠. 감염자 증가세가 둔화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폐쇄하는 건데요.

    문제는 상업시설이 말 그대로 상업시설이잖아요. 이렇게 며칠 영업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매출엔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죠.

    당연히 이런 상업시설에 투자하는 리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이나 홍콩에 위치한 부동산들이 아닌가요?

    바꿔 말하면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중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 것 같아서요.

    <기자>

    다른 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익숙한데 부동산은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것 같죠. 오산입니다.

    리츠 하면 아무래도 우리나라보단 해외 리츠 시장이 크죠.

    우리나라 상장 리츠는 7개 밖에 없기 때문에 보통 리츠에 투자한다고 하면 미국, 일본, 그리고 최근 떠오르는 싱가포르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싱가포르 리츠의 배당수익률이 다른 나라를 능가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거든요.

    싱가포르 리츠라고 하면 싱가포르 자산에만 투자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싱가포르 땅은 기본적으로 90%가 국가 소유이고, 해외 리츠 상장이 쉽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의 상품을 담고 있다는 게 싱가포르 리츠의 특징입니다.

    그러다보면 당연히 중국 부동산을 담지 않을 수가 없죠.

    <앵커>

    그러니까 싱가포르 리츠를 통해 중국 부동산에 투자한 경우가 문제가 된다는 거군요?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기자>

    싱가포르 리츠 중에 '캐피탈랜드 몰 트러스트'라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거래소에 최초로 상장한 리츠고, 당연히 싱가포르 리츠 중에선 규모가 가장 큰 대표 상품입니다.

    탐핀스몰(Tampines Mall) 같은 리테일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요. 보유 자산은 싱가포르와 중국에 주로 분포돼 있습니다.

    이 캐피탈랜드가 현재 중국 우한에서 4곳, 시안 2곳 등 총 6곳의 쇼핑몰을 잠정 폐쇄했고요.

    호텔 리츠로 유명한 에스코트(Ascott) 리츠 역시 숙박객 감소와 예약 취소 사태에 직면했고요.

    이밖에 다른 시설도 임대료를 낮추거나 세입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벌써부터 악재에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중국 쇼핑몰 매출도 최대 80% 가까이 급감하면서 수익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봤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업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고요.

    앞으로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지속적인 방역 작업이라든지 손 세정제나 마스크를 제공하는데 추가 비용이 들면서 수익을 깎아먹을 거라는 거죠.

    <앵커>

    그야말로 믿었던 리츠에 뒤통수 맞은 격인데, 이쯤 되니까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게 없어 보입니다.

    이런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기자>

    일단 말씀드리고 싶은 게, 리츠는 인컴 자산이잖아요? 단기적인 이슈에 일희일비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런 악재에 겁을 먹고 마치 주식 손절하듯이 대응하지는 말라고 조언합니다.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면 배당 수익률은 높아지는 구조니까요. 장기적으로 보라는 거죠.

    다만 분산 투자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리츠만 하더라도 리테일 리츠나 호텔 리츠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오피스 리츠도 있고, 물류센터 리츠도 있습니다. 국가별 비중도 다르고요.

    사실 개인 투자자들이 리츠에 속한 자산에 대한 정보를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떤 섹터에 특화된 리츠에 투자하는 것은 굉장히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요.

    때문에 리츠를 여러 개 담고 있는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싱가포르 리츠에 투자할 수 있는 ETF가 있는데요. '모닝스타 싱가포르 리츠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구성 종목은 총 28개. 아까 말씀 드렸던 문제의 캐피탈 랜드와 에스코트 리츠도 물론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ETF에서 중국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보면 3%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런 식으로 리스크를 헷지할 수가 있고, 또 리츠 수익률엔 금리가 미치는 영향이 크거든요.

    금리가 낮으면 낮을수록 실물 자산인 부동산에 관심이 집중되고,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리츠 수익 역시 개선되기 때문에 금리 움직임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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